국내 화장품 빅2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높은 중국 의존도로 지난해도 불황 터널에 머물렀다. 이들 기업은 북미, 일본 등으로 시장 다변화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두 기업 모두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2141억 원)보다 49.5% 감소한 1082억 원에 머물렀다. LG생활건강은 4870억 원으로, 전년(7111억 원) 대비 31.5% 하락했다. 지난해 매출도 각각 전년 대비 11.1%, 5.3% 감소했다.
두 회사 모두 중국 실적 악화에 영향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아시아 매출은 1조533억 원으로, 전년(1조2600억 원) 대비 16.4% 줄었다. 영업이익은 2022년 25억 원에서 지난해 432억 원 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 리뉴얼, 오프라인 효율화 등으로 중국 매출이 하락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매출은 아시아 전체의 50%로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LG생활건강도 중국이 해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7.0%로 가장 높다. 지난해 중국 매출은 전년(9341억 원) 대비 19.6% 감소한 7511억 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중국 실적 하락은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패턴 변화가 주효했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중국에서 럭셔리 화장품을 필두로 사업을 전개했다. 그러나 중국 소비자들이 럭셔리 브랜드 화장품보다 중저가 인디 브랜드를 찾기 시작하면서 현지에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두 회사는 북미와 일본 등으로 새로운 활로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더마 화장품 브랜드 ‘코스알엑스’를 앞세워 북미 시장에서 성장했다. 코스알엑스는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인수한 브랜드로, 미국 아마존 화장품 부문 1위를 기록하는 등 북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북미 매출은 2867억 원으로, 전년(1814억 원) 대비 58.0% 늘었다.
일본은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을 주력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헤라’를 본격 진출시켰다.
LG생활건강은 ‘’VDL’, ‘힌스’ 등 색조 브랜드를 중심으로 일본에 진출했다. 특히 힌스는 일본에서 인지도가 높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9월 힌스를 보유한 비바웨이브 지분 75%를 취득했다.
북미 지역에서는 스킨케어 브랜드 ‘피지오겔’ 아시아·북미 사업권, ‘빌리프’ 등을 인수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북미 매출은 전년(5414억 원) 대비 11.0% 증가한 6007억 원을 기록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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