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방산·우주·항공 분야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 1조 원 이상인 그룹사 중 가장 높은 R&D 투자 증가율을 기록했다.
1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화그룹 상장계열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화그룹 상장사의 연구개발비 합계는 1조5746억 원으로, 전년(1조2545억 원) 대비 25.5%(3201억 원) 증가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2022년 1.6%에서 지난해 1.8%로 0.2%p 상승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R&D에 1조 원 이상 투입한 그룹사 중 유일하게 20%대 연구개발비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화그룹 상장사 중 지난해 연구개발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한화시스템으로, 전년(3241억 원) 대비 40.5% 증가한 4553억 원을 R&D에 투입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가장 높다. 2022년 14.8%에서 지난해 18.6%로 3.8%p 상승했다.
한화시스템은 최첨단 무기체계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형 전투기 KF-21의 AESA 레이더를 최초로 양산했으며, 전자광학 표적 추적장비(EO TGP)와 적외선 탐색 추적장비(IRST) 등 KF-21의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저궤도 위성통신을 활용한 우주 인터넷 사업에도 진출한다. 군용 저궤도 위성통신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한 뒤 향후 민간 기체에서 위성 통화와 인터넷 이용을 할 수 있도록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우주산업 및 방산 수출 품목 확대를 위한 R&D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30%대 연구개발비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2022년 5867억 원에서 지난해 8142억 원으로 2275억 원 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방산 관련 자회사 합병을 진행하면서 연구개발비가 증가했으며, 방산 기업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항공 엔진 분야에 R&D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5일 항공 엔진 누적 생산 1만 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KF-21의 엔진 생산과 6세대 전투기 엔진의 개발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한 공장도 증설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오션은 지난해 각각 2150억 원, 762억 원을 R&D에 투자했다. 전년(1978억 원, 745억 원)보다 각각 8.7%, 2.2% 증가했다.
㈜한화의 연구개발비는 별도 기준 2022년 715억 원에서 지난해 139억 원으로 80.6% 줄었다. 2022년 4분기 방산 부문을 물적분할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넘기면서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수아 기자 sa358@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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