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2017년 영업 개시 이후 매년 자산 규모를 늘려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1년 만에 자산 규모가 15조 원 가량 증가하며 54조 원이 넘는 자산을 확보했다. 가입자 증가를 바탕으로 수신과 여신 모두 호조를 보였다.
2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카카오뱅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자산은 54조48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39조5161억 원) 대비 37.9%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자산 규모는 일부 지방은행을 넘어설 정도로 급증했다. 2022년에 이미 제주은행, 전북은행, 광주은행보다 많은 자산을 확보했으며, 지난해에는 BNK경남은행(50조8084억 원)을 넘어섰다. 지방은행 중 카카오뱅크보다 자산이 많은 곳은 DGB대구은행(70조9703억 원)과 BNK부산은행(76조7159억 원) 뿐이다.
자산은 부채와 자본을 합쳐 산출하며, 개인이나 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유·무형의 유가치물을 뜻한다. 은행권에서는 고객이 맡긴 예치금, 고객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채권 등이 포함된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영업 개시 이후 매년 자산을 늘렸다. 공시를 시작한 2018년 말 12조1267억 원이던 자산은 지난해 말 54조4882억 원으로 4배 넘게 증가했다.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때는 2021년이다. 7월 말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2조5526억 원의 추가 자본을 조달받았다.
자산을 종류별로 구분하면 지난해에는 대출채권(대출에 관련된 채권으로, 은행이 일반 고객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을 해주면 은행은 돈을 빌려준 만큼 대출채권을 확보하게 됨)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이후 인터넷은행의 특성을 살린 26주 적금, 모임통장, 한 달 적금 등의 비대면 상품을 꾸준히 출시하며 신규 고객 유입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말 고객 수는 2284만 명으로, 전년(2042만 명) 대비 242만 명(11.9%) 증가했다.
신규 고객이 유입되면서 수신 잔액도 크게 증가했다. 2022년 말 33조 원에서 2023년 말 47조 원으로 성장했다. 이를 기반으로 여신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면서 대출채권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수 년간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등 여신 플랫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대출채권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비대면 영업을 기반으로 금리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한 데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말 9조1830억 원의 주택담보대출(Mortgage Loans)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말(11조9600억 원) 대비 664.0% 확대됐다.
2021년 초에 출시한 개인사업자(SOHO) 대출도 호조다. 2022년 890억 원에서 2023년 9500억 원으로 10배 넘게 성장했다.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인 중·저 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공급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은 30.4%로 목표치를 달성했다. 올해 4조8193억 원, 2025년 5조347억 원, 2026년 5조2333억 원으로 대출 규모를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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