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쉴새 없이 바뀌고 있다. 정용진 회장이 지난 3월 회장 자리에 오른 이후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 수장을 잇따라 교체하는 등 쇄신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올해 상반기에만 계열사 대표 3명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인사 시즌이 아님에도 이뤄진 교체로, 배경에 신상필벌이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정용진 회장이 18년 만에 회장에 오른 뒤 100일 만에 계열사 대표 3명이 교체됐다. 첫 경질은 신세계건설 대표였다.
지난해 취임한 정두영 신세계건설 전 대표가 지난 4월 사임하고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수장으로 선임했다. 신세계건설은 2022년 12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데 이어 지난해 1878억 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지난 6월에는 만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SSG닷컴과 지마켓의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SSG닷컴은 신세계 출신인 최훈학 신임 대표를, 지마켓은 해외 이커머스 업계를 두루 거친 정형권 신임 대표를 앉혔다.
정용진 회장은 취임 후 경영전략실 개편과 함께 성과 중심의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상체계도 개편했다. 임원 급여에서 기본급 비중을 낮추고 인센티브 비중을 20%에서 50%로 올렸다.
신세계는 쿠팡, C커머스의 공략에 본업인 유통이 타격받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16조5500억 원과 영업이익 1880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2.1%, 27.4% 하락했다.
이마트는 이마트에브리데이와 통합해 본업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지난 1일 출범한 통합 이마트는 상품 공동 매입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물류비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 사가 보유한 물류센터를 통해 배송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CJ그룹과도 과감하게 손을 잡았다.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은 지난달 사업제휴를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표 협력 분야는 물류다. G마켓과 SSG닷컴의 배송과 물류를 CJ대한통운이 맡는다. 지마켓은 CJ대한통운의 내일도착 보장 서비스를 도입하고, SSG닷컴은 물류센터 운영권을 CJ대한통운에 이관하기로 했다.
활발하게 SNS 활동을 이어오던 정 회장은 회장에 오른 뒤 SNS 활동을 중단하고 경영에만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 회장의 과감한 쇄신 행보가 신세계그룹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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