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온 세아제강의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올해 하반기에도 유가 약세와 내수 건설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세아제강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매출 8952억 원, 영업이익 677억 원, 영업이익률 7.6%를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조1억 원)보다 10.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466억 원) 대비 53.8%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지면서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14.7%) 대비 7.1%p 하락했다.
세아제강은 지난해까지 매년 수익성이 상승하는 추세를 이어왔다. 2019년 3.7%였던 영업이익률은 2022년 두 자릿수(11.9%)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2.5%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률이 7.6%로 내려앉았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47.2% 감소했다.
에너지용 강관(유정관 및 송유관)의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세아제강은 수요 둔화로 강관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저하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아제강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강관 가격은 2022년 톤당 181만 원에서 올해 상반기 148만 원까지 떨어졌다.
에너지용 강관 수요에 영향을 주는 국제유가 약세가 상당기간 이어져 하반기도 수출 부진이 우려되는데다 내수(건설용) 강관 시장도 여전히 불황이어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BNK투자증권은 세아제강의 북미 강관 수출량이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에 3~4개월 후행하는 패턴인 점을 고려해 유가 하락으로 3분기 수출이 약세를 보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WTI 배럴당 평균 가격이 2022년 10월~2023년 2월에 80.6 달러에서 2023년 10월~2024년 2월에 77.1 달러로 내려가자 올해 상반기(1월~6월) 세아제강의 제품 수출 실적(4642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20.3% 감소했다.
지난달까지 유가 약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하반기 세아제강의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WTI 가격은 지난 3월 80.4달러에서 반등해 4월 84.4달러로 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하락 추세를 보이며 지난달 69.4 달러까지 내려갔다.
4개 증권사 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세아제강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9.7%)보다 하락한 5.8%로 추정됐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이 커지면서 10월 들어 국제 유가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고, 유가 변동에 수출실적이 후행하는 특성상 내년 경영 환경은 좀 더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철강은 소재산업이라 건설, 자동차 등 수요산업의 업황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데 업황이 좋지 않아 영업이익률이 떨어졌다”며 “현재 상황으로는 하반기에 곧바로 개선된다고 보진 않지만,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주는 국제 정세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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