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대형 건설사의 해외수주가 급감했다. 1분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해외수주가 증가한 곳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유일했다.
28일 데이터뉴스가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집계된 해외건설 수주 실적을 분석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올해 1분기 해외수주액 합계는 5억8307만 달러로, 전년 동기(20억9303만 달러) 대비 72.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건설사 전체 해외수주도 동반 급감했다. 올해 1분기 전체 해외수주는 20억3739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5.2% 줄었고, 특히 중동 수주는 3억1622만 달러에 그치며 93.6% 급감해 전체 감소를 주도했다.
우리나라는 2020년 이후 중동 지역에서 100억 달러 규모의 수주를 유지해왔다. 지난해에는 118억 달러를 수주해 체코 원전 사업(187억 달러)이 포함된 유럽(201억 달러) 다음으로 많은 수주액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1분기는 2월부터 시작된 중동 전쟁으로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조치와 호르무즈 해협 통행 불확실성이 겹치며 발주 지연과 현장 수행 차질이 동시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유일하게 성장세를 유지했다. 삼성물산의 1분기 해외수주액은 2억8817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7% 증가했으며, 10대 건설사 중 가장 큰 수주 규모를 기록했다.
수주 확대는 베트남 V-PJT 반도체 신축공사 영향이 컸다. 해당 프로젝트는 1억5145만 달러 규모로, 베트남 내 삼성 계열사를 위한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 사업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제외한 건설사는 일제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대건설은 전년 동기 대비 96.9% 감소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현대엔지니어링도 80.6% 줄어들었다. 대우건설 역시 1분기 나이지리아 HI 블록 육상가스처리설비(9200만 달러) 공사만을 수주해 전년 동기 대비 68% 줄어든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이후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강화와 해상 봉쇄 조치가 지속되면서 중동 발주 정상화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 진입을 회피하면서 물류 차질 우려까지 커지고 있어, 단기간 내 해외수주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수아 기자 sa358@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