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과 갤노트7으로 묶인 공동운명체 CEO 4인방

27일 등기이사 등재 앞둔 이 부회장, 전자계열사 CEO들과 해결 돌파구 찾기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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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주요 전기전자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은 모두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부상한 이후 선임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과 조남성 삼성SDI사장, 이윤태 삼성전기사장, 권오현 삼성디스플레이부회장 등으로, 이들은 갤노트7 단종 사태해결 과정에서 이 부회장과 공동운명체의 길을 걷게 됐다.

이번 갤노트7 사태 해결과정이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검증할 관문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7일 등기이사 등재로 경영전면에 공식적으로 나서는 이 부회장으로서는 갤럭시노트7 조기 단종 사태로 불거진 신뢰의 위기, 삼성 브랜드의 가치 하락 문제를 빠르게 수습하는 게 발등의 불일 수밖에 없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의 지배구조 개편 요구 해결도 관심거리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전자계열사 CEO는 모두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병상에 눕고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으로 부상한 이후 선임됐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지난 연말 인사에서 신종균 사장의 뒤를 이어 사업부장 자리를 꿰찼다. 이 부회장의 세대교체 카드이며, 측근 인사로 꼽힌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2014년 7월 취임했으며, 이후 주력 사업인 전지사업부문에서 줄곧 적자를 지속해 왔다.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은 그해 말 CEO로 선임됐으며, 권오현 삼성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지난 4월 인사철이 아닌데도 박동건 전 사장을 대신하며 CEO자리에 앉았다.

공교롭게도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 선임한 전자계열사 CEO들이 갤럭시노트7 개발 과정에 관여한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전자관련 계열사의 이같은 상황은, 1991년 삼성 입사 후 25년 만에 등기이사로 등재되는 이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공식적으로 나서며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고 리더십을 공고히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도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가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을 시험하는 관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선사업부에서 실무적으로 풀어갈 일들이긴 하지만 삼성전자가 당면한 중대위기인 만큼 이를 진두지휘할 책임이 이 부회장에게 있다. 스마트폰사업을 하는 무선사업부는 올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 매출의 53.8%를 차지한다.

일차적으로는 현재 진행 중인 노트7의 환불·교환 조치를 순조롭게 마무리해야 한다. 한국과 미국의 일부 소비자들은 잇따른 리콜과 환불 조치로 입은 정신적 손해, 시간 손실, 제품 사용에 따른 불안 등에 대해 배상을 하라며 소송을 내기도 했다.

바닥으로 떨어진 소비자 신뢰회복을 위해 갤럭시노트7 발화의 정확한 원인도 규명해야 한다. ‘기술의 삼성’을 입증하는 길이기도 하다. 갤럭시노트7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인사가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주요 임원들의 경우 경영 성적에 따른 신상필벌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다음으로는 이번 노트7 단종 사태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삼성전자 내 ‘혁신 조급증’ 문화의 탈피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지배구조 개편 공세에 대한 대응도 중요한 숙제다.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은, 천문학적 비용에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매머드급 작업이지만,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수순으로 여겨진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삼성SDS의 분할 등이 선결돼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50.72%에 달하는 외국인 지분을 어떻게 달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 이는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이 사실상 경영을 맡기 시작한 이후 삼성은 화학과 방위산업 등 비핵심 분야 사업의 ‘빅딜’을 통해 선택과 집중의 사업구조 개편작업을 벌였다. 또 자동차 전자장치(전장)사업, 바이오, 사물인터넷(IoT), 전기차 배터리 등을 키우고 있다.

한편 등기임원이 되면 사업계획이나 투자, 채용, 인사 등 경영과 관련한 의사결정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된다. 보수도 공개된다. 등기이사에 선임되면 매년 두 차례 사업보고서에 연봉을 공개해야 한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연봉 5억 원 이상을 받는 등기임원의 보수를 공개토록 하고 있다.

s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