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 7곳의 CEO 자리를 한전과 주무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인사가 지난 10여 년간 나눠먹기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는 한전과 산업부 출신 CEO가 강세를 보이는 곳이 극명히 갈렸다.
한국전력과 한국중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은 산업부 인사가 강세를 보였고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전KPS는 한전 출신이 장악해 왔다. 한국남동발전은 재계 출신 인사가 CEO를 맡은 경우가 많았다.
31일 데이터뉴스가 한국전력과 자산 1조 원 이상 발전 자회사 7곳 등 총 8곳의 4대에 걸친 역대 CEO 출신이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한국동서발전을 제외한 나머지는 한전과 산업부 출신이 사장을 맡은 것으로 집계됐다.
김용진 한국동서발전 사장 역시 기재부 출신으로 8곳 CEO모두가 한전과 관료 출신이었다.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과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산업부 출신인데 경력이 매우 흡사하다.
조환익 사장은 14회 행정고시 합격 후 대통령 비서실 경제비서실 부이사관을 거쳐 통상산업부(현 산업부) 산업정책 국장, 산업부 차관 등을 지냈다. 조석 사장은 25회 행정고시를 패스하고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을 거쳐 지식경제부(현 산업부) 생활산업국장, 지경부 제2차관을 역임했다.
조석 사장의 임기는 지난달 25일까지지만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여전히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최근 경주에서 발생한 강진에 따른 지진대책 수립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조 사장이 연임할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 외 정창길 한국중부발전 사장, 윤종근 한국남부발전 사장, 최외근 한전KPS 사장, 허엽 한국남동발전 사장, 조인국 한국서부발전 사장 등은 한전 출신이다. 허 사장과 조 사장 역시 지난달 임기가 만료됐으나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계속 업무를 보고 있다.
현직 CEO의 한 기수 이전 사장들 또한 한전 출신이 4명, 산업부 3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장도수 전 한국남동발전 사장이 삼성 출신으로 유일한 재계 인사였다.
두 기수 전 CEO는 현대건설과 대한통운 등 재계 출신이 2명으로 한전과 산업부 인사 비중이 가장 낮았다. 그럼에도 한전과 산업부 비중은 75%에 달했다.
세 기수 전 CEO는 한전이 무려 6명이었고, 산업부와 LG전자 출신이 각각 1명씩이었다.
회사별로는 한국전력과 한국중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은 산업부 출신이 강세를 보였다. 중부발전은 현재 정 사장을 제외한 이전 CEO 3명이 모두 산업부 출신이었다. 한국전력과 한수원은 재계와 한전에서 산업부 인사 선임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특히 한수원은 2001년 한전에서 분리될 당시 ‘원전’을 다룬다는 자부심 등으로 초대부터 한전 내 원전 전문가들이 CEO를 차지해왔다. 하지만 2012년 고리1호기 블랙아웃 사태로 책임론이 터져 나왔고, 이후 사장 자리는 산업부 관료 몫이 됐다.
서부발전과 남부발전, 한전KPS는 한전 출신이 장악했다. 4대를 이어온 CEO 모두가 한전 출신이다.
동서발전 역시 현직에 있는 김 사장 이전 CEO 3명이 한전 출신이다. 남동발전은 삼성과 대한통운 등 재계 인사가 2명으로 절반의 비중을 차지했다. 나머지 2명은 한전 출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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