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포스코 연결 종속법인의 경영실적이 나쁘다. 전체적으로 매출은 줄고, 적자는 확대됐다. 권오준 회장이 포스코 본연의 흑자전환과 재무구조 개선에만 신경을 쏟은 나머지 비철강 계열사들을 방치했다는 구설이 실적 악화로 증명된 셈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개별기준 포스코 단독 매출은 전년 대비 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7.7%, 당기순이익은 35.4% 증가했다. 지난해 철강 업황 부진 속에서도 수익성을 탄탄히 챙겼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사장 한찬건), 포스코대우(사장 김영상) 등 종속기업 53곳의 순이익은 -1조17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규모가 6400억 원 가까이 커졌다. 매출도 4.9% 감소했다.
국내 12개 종속법인과 41개 해외법인 모두 순이익이 적자를 냈다. 해외는 적자규모가 5000억 원 가량 감소했지만, 국내 법인이 2300억 원에서 -9380억 원으로 적자전환 하며 손실액 규모가 컸다.
특히 포스코건설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1조 원 이상 감소했다. 매출도 15.9% 줄었다. 이 외에 포스코피앤에스, 포스코에너지 등 비철강 계열사도 매출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포스코대우도 8.7% 감소했다.
해외법인은 여전히 2370억 원 적자를 냈지만, 국내법인에 비해 사정은 그나마 낫다. 전년 -7640억 원 대비 적자 규모가 대폭 줄었다. 적자를 낸 기업 수도 20개에서 11개로 대폭 줄었다.
지난 1월 박근혜 대통령 권력 공백을 틈타 연임에 성공한 권 회장이 재임 기간 중 비철강 계열사들을 방치했다는 시장의 분석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포스코 해외법인은 대부분이 철강계열이다.
실제 지난해 그룹 내부에서는 권 회장이 포스코의 흑자전환과 재무구조 개선에만 신경을 쏟는다는 분위기가 강하게 조성돼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전병일 포스코대우 사장은 권 회장과 미얀마 가스전 매각 문제로 대립한 뒤 해임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해외 프로젝트의 외부 변수를 손실로 잡는 등 원가율을 재조정하며 대규모 손실을 낸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2월부터 한찬건 사장이 이끌고 있다. 한 사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포스코 2인자에서 인재창조원장으로 좌천된 황은연 사장의 최측근 인사로 오는 13일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었으나 1년 더 유임됐다. 실적부진에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 논란 등으로 현재 가시방석에 앉은 만큼 유임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95%에서 1년 만에 200%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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