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삼성전자가 막강한 수익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5년, 20분기 동안 1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게 절반에 이르고, 한 자릿수 기록은 딱 한번뿐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2년 3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20분기 동안 누적 매출이 155조6700억 원, 영업이익은 158조2600억 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평균 영업이익률은 15%에 달한다.
올 2분기에는 매출 60조 원, 영업이익 14조 원으로 모두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과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던 2013년 2분기(10조1600억 원)보다 37.8% 증가한 규모다.
삼성전자의 막강한 수익률은 반도체 호황기와 시기가 맞물린다. 2012년 들어 반도체 산업이 호황기를 맞았고, 삼성전자는 그해 3분기부터 2014년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1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최근에는 반도체가 다시 슈퍼호황기를 맞으면서 수익률 그래프는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17.3%에서 올 1분기 19.8%, 2분기 23.3%로 매 분기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실제로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영위하고 있는 가전과 스마트폰, 부품 등 사업부문에서 가장 높은 이익률을 내는 사업이다. 지난 1분기 기준 반도체부문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40.3%에 달했다. 디스플레이(DP)사업 역시 17.9%로 높다. IM부문이 8.8%였고, 가전은 3.7%로 낮다. 2016년 역시 반도체는 26.6%로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다.
스마트폰의 IM과 DP가 10% 안팎의 이익률을 꾸준히 기록하며, 업황 싸이클을 타는 반도체 실적이 더해지며 삼성전자의 높은 수익성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20분기 동안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2015년 3분기(8.6%) 한 번뿐인 게 이를 방증한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 흑자 행진은 2008년 4분기 이후 34분기 연속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여러 측면에서 사상 최초를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애플을 앞지를 전망이다. 애플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12조2100억 원이다. 미국IT 업계 빅4로 불리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FANG의 2분기 전망치는 12조9100억 원가량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 세계 제조업체 중에서도 가장 높을 것으로 추산된다.
올 하반기 전망은 더욱 밝다. 견고한 메모리 가격과 OLED패널의 수요 증가, 갤럭시 노트8 출시 등의 호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증권사들은 3분기와 4분기에는 모두 15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막강한 분기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인 삼성전자지만 내부에서는 여전히 불안감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견고한 실적의 바탕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하던 시절 집행됐던 투자가 근간이 됐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업종 특성상 사이클 전환이 빠른 IT 산업에서 투자는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총수 부재(오너리스크)는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마이너스 요소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은 2014년부터 와병 중에 있으며, 이 부회장은 올 들어 박근혜‧최순실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됐다.
sy@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