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소주로 맥주 부진 턴다

준프리미엄-프리미엄급 등 소주 포트폴리오 재정비


[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하이트진로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소주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있다. ‘참이슬'과 지난해 출시한 준프리미엄급 ‘참나무통 맑은이슬', 프리미엄 소주 ‘일품진로' 등 소주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소주 시장 1위 굳히기에 나섰다.

이를 통해 맥주사업부의 부진을 보완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최근 참이슬 브랜드를 전면 리뉴얼했다. 저도화 추세를 반영해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를 17.2도까지 낮췄다. 2년 간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1년 사이 소비자의 도수 선호도가 크게 하향된 것을 반영했다는 것이 하이트진로의 설명이다. 패키지도 기존의 직사각형 라벨 대신 이슬을 형상화한 이형라벨을 적용했다.

트렌드를 반영해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를 낮추는 대신 참이슬 오리지널 도수는 20.1도를 유지하며 라인업의 다양성을 유지했다.

대표제품인 참이슬 외에는 준프리미엄급 소주와 프리미엄 소주를 재정비 또는 신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알코올 도수 16도 준프리미엄급 ‘참나무통 맑은이슬'을 출시했다. 참나무통 맑은이슬은 90년 대 ‘참나무통 맑은소주'를 리뉴얼한 제품으로, 젊은 직장인과 여성 소비자들을 겨냥해 알코올 도수를 16도로 낮추고 프리미엄 소주의 가격대를 보완한 소주다.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부문에서는 2013년 7월 리뉴얼한 ‘일품진로'를 내세우고 있다. 일품진로는 알코올도수를 23도에서 25도로 높였다. 저도화 추세로 인해 알코올 도수가 낮아진 일반 소주와 차별화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연결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소주사업부는 매출 1조538억 원, 영업이익 116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2.5%, 17.0% 증가한 수치다.

최근 5년 간 하이트진로의 소주사업부의 실적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매출은 2013년 9830억 원, 2014년 9637억 원, 2015년 9756억 원, 2016년 1조2778억 원, 2017년 1조538억 원으로 5년 새 7.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7% 감소했지만 2013년 1084억 원, 2014년 1191억 원, 2015년 1290억 원, 2016년 1403억 원, 2017년 1165억 원을 기록하며 5년 새 7.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맥주사업부는 매출이 6.5%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하며 부진했다. 맥주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7736억 원, 영업손실 289억 원을 기록했다.

수입맥주의 공세로 국내맥주가 전체적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트진로는 강점인 소주사업부를 재정비하는 선택을 했다. 하이트진로의 선택과 집중이 장기적으로 하이트진로의 전체 실적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하이트진로는 참이슬을 추가 생산하며 소주 시장 1위 자리를 굳히기에 나섰다. 지난달부터 마산공장을 매각하는 대신 기존의 맥주생산 라인을 소주라인으로 대체해 참이슬을 추가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마산공장의 소주설비를 추가하는 대신 기존의 맥주 생산설비는 전주공장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수출 50주년을 맞아 기존의 주요 수출 지역인 일본 시장과 더불어 중화권과 동남아 시장 공략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 실적은 94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지역별 수출은 일본 56.6%, 동남아(아시아태평양) 17.6%, 미주지역 12.6%, 중화권이 9.4%, 유럽아프리카 지역이 3.8% 비중을 기록했다.

특히 동남아 시장에서의 판매 비중이 증가했다. 일본 시장 판매 비중은 2012년 80.6%으로 의존도가 높았지만 2017년 56.6%까지 떨어진 반면, 2013년 3.6%에 불과했던 동남아지역은 2017년 17.6%까지 성장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부터 홍콩 주류공급사를 통해 참나무통 맑은이슬을 판매하며 중화권 시장 판매를 시작했고, 동남아 시장에서는 ‘청포도에이슬', ‘자몽에이슬' 등 과일리큐르 제품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5년 10월 태국에 ‘자몽에이슬'을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동남아지역과 중국, 미국 등 해외시장에 과일리큐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수출량은 2016년 217만 병에서 2017년 11월까지 429만 병으로 97% 이상 증가했다.

맥주사업부 또한 주요 제품인 ‘하이트 엑스트라콜드'와 ‘필라이트’에 이어 오는 26일 ‘필라이트 후레쉬'를 출시할 예정으로, 수년 째 이어가고 있는 부진을 만회하려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저도화 추세 등으로 2년 동안 정체됐던 소주시장이 올해 성장할 가능성이 커 하이트진로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nn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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