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그룹 오너가 30대 자제들이 올해 그룹 임원인사를 통해 경영전면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이들은 1980년대 출생자로, 그룹 핵심부서를 맡으면서 빠른 속도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양상이다.
18일 데이터뉴스가 주요 그룹의 올해 인사를 분석한 결과, 현대중공업, CJ, 코오롱 등 그룹 오너의 30대 자녀들이 승진, 보직 이동 등을 통해 그룹 핵심 업무에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지난달 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로 임명됐다. 이로써 정 부사장은 선박 유지·보수·수리 기업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을 유지하면서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계열사의 수주업무를 아우르는 중책을 맡게 됐다.
1982년생으로 올해 36세인 정 부사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에 재무팀 대리로 입사했다. 스탠퍼드대 MBA를 거쳐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로 일하고 2013년 현대중공업에 재입사한 정 부사장은 2015년 전무, 2017년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업계에서는 정 부사장이 올해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5.1%를 매입, 3대 주주가 된데 이어 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로 임명됨에 따라 경영권 승계가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지난달 전무로 승진하면서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됐다. 이 전무는 그룹의 핵심인 패션사업부문을 총괄하면서 빠른 속도로 경영 경험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34세인 이 전무는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입사해 코오롱글로벌을 거쳐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로 일했다. 지난 1월 설립된 코오롱글로벌 자회사 리베토의 대표도 맡고 있다. 리베토는 럭셔리 셰어하우스를 내세운 공유부동산 서비스 기업이다.
최근 이웅열 회장이 내년 1월 1일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헌하면서 이 전무의 경영 승계 여부와 시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이 전무가 리베토의 지분 15% 외에 코오롱 계열사 지분이 없어 당분간 경영 능력을 키우는데 주력하면서 서서히 승계 준비를 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이경후 상무는 지난 6월 CJ ENM 브랜드전략 담당 상무에 선임됐다. CJ ENM은 유통기업인 CJ오쇼핑과 문화 콘텐츠 기업인 CJ E&M이 합병해 지난 7월 출범했다. 이 상무는 다소 이질적인 기업의 통합으로 브랜드전략이 중요한 시점에 중책을 맡았다는 평을 받았다.
33세인 이경후 상무는 2011년 CJ그룹 지주사 ㈜CJ 기획팀에 대리로 입사했다. 이후 CJ오쇼핑에서 상품개발과 방송기획 등을 맡았고, 2016년부터 CJ미국지역본부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이 상무가 CJ그룹의 미디어와 커머스 사업을, 이 상무의 남동생 이선호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관리팀장이 식품 사업을 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는 예상과 달리 올해 승진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는 김 전무가 승진한 지 3년 된 올해 부사장에 오를 것으로 봤다.
1983년생으로 35세인 김동관 전무는 2010년 ㈜한화 입사 후 한화솔라원 기획실장,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을 거쳐 2015년 12월 전무에 올랐다. 김 전무는 한화가 그룹 차원에서 전력을 기울이는 태양광 사업을 주도해왔다.
최근 태양광 시장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총수 2세 승진에 따른 변화보다는 조직의 내실을 기해야 할 시점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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