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주로 알려진 에쓰오일(대표 오스만 알 감디)의 전년 배당금이 크게 하락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배당금(중간배당+결산배당)을 보통주 기준 1주당 750원으로 결정했다. 전년(5900원) 대비 87.3%나 감소한 금액이다.
2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에쓰오일의 배당금 추이를 분석한 결과, 에쓰오일은 지난 해 배당금(중간배당+결산배당)을 보통 주 기준 1주당 75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2017년(5900원) 대비 87.3%, 2016년(6200원) 대비 87.9%나 하락한 수치다.
이 기간 배당금 총액은 2016년 7219억 원, 2017년 6870억 원, 2018년 873억 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에서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은 2016년 59.9%, 2017년 55.1%, 2018년 33.8%로 집계됐다.
배당금 총액은 2016년과 2017년 5000억 원 이상을 지켰지만, 전년에는 배당 쇼크로 인해 1000억 원 이하로 급감했다. 이에 배당성향 역시 2016년 대비 26.1%포인트, 2017년 대비 21.3%포인트씩 하락하며, 30%대에 머물렀다.
에쓰오일은 그동안 고배당주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종목이었다. 하지만, 2018년 배당금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에쓰오일은 '고배당'으로의 매력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동종업계인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의 배당성향은 2017년 27.8%, 2018년 33.0%로 5.2%포인트 증가했다. 에쓰오일과의 배당성향 격차는 2017년 27.3%포인트에서 2018년 0.8%포인트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배당 쇼크와 관련해 에쓰오일 관계자는 "매년 배당금은 실적, 재무건전성, 투자 계획에 기반하여 금액을 책정한다"며 "2018년에는 재무건전성에 초점을 맞춰 배당금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사업다각화를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약 4조8000억 원을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1단계인 잔사유 고도화시설(RUC)과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ODC)에 투자했다. 프로젝트 시행 이후 에쓰오일은 재무구조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015년 이후 부채비율이 매년 증가세다. 2015년 101.4%였던 부채비율이 2016년 118.4%, 2017년 120.5%, 2018년 146.6%로 3년 새 45.2%포인트나 증가했다.
순차입금 역시 2017년 2조6531억 원에서 2018년 5조6960억 원으로 114.7% 증가했다.
에쓰오일은 RUC·ODC 프로젝트가 지난해 11월 상업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2023년까지 총 5조 원 이상을 투자하는 석유화학 프로젝트 2단계를 검토하고 있다. 연간 생산 150만 톤 규모의 스팀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실적 역시 하락세다. 2018년 기준 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6395억 원에서 25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4%, 79.8%씩 급감했다.
한편 에쓰오일의 배당 쇼크에도 불구, 최대주주인 A.O.C.B.V(Aramco Overseas Company B.V, 사우디 아람코의 자회사)는 보통주 기준 535억 원, 우선주(중간 배당 600원+기말 배당 175원) 기준 3억 원으로 총 538억 원의 배당금을 수령한다. A.O.C.B.V가 소유하고 있는 에쓰오일의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63.41%(7138만7560주), 우선주 기준 8.74%(35만1502주)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