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시대 더 강해진 박정호 SKT 사장의 확장 본능

글로벌 협업 급증...도이치텔레콤·컴캐스트·싱클레어 등과 대형 협력사업 잇따라

▲SK텔레콤이 올해 해외 글로벌 기업들과 대형 협업을 잇따라 성사시키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사업 확장 경험과 노하우가 바탕이 된 가운데 5G 시대를 맞아 글로벌 협력에 역량을 집중한 전략적 선택의 결과로 풀이된다. 사진은 박정호 사장이 지난 2월 26일 ‘MWC 2019’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는 모습 /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5G 상용화를 전후해 매머드급 글로벌 기업과 협력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박정호 사장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 경험이 통신, 미디어, 제조, 서비스 등 산업간 융합을 가속화하는 5G시대에 더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데이터뉴스가 SK텔레콤이 올해 들어 공식 발표한 자료를 모두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올해 도이치텔레콤, 컴캐스트 등 10여 개 해외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은 지난달 50개 국에서 사업하는 글로벌 통신기업 도이치텔레콤과 5G 핵심기술을 공동 개발할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연내 설립되는 합작회사는 초저지연 영상 전송기술 등 5G 핵심기술을 공동 개발하게 된다. 두 회사는 모바일엣지컴퓨팅(MEC), 블록체인 분야에서도 협력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또 도이치텔레콤 산하 투자회사가 운영하는 펀드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한다.

SK텔레콤은 5G 시대 통신사와 비통신기업이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아시아와 유럽의 대표 통신사가 힘을 합쳐 5G 서비스를 주도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또 지난달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인 노키아, 에릭슨과 초고신뢰·저지연 통신, 인공지능 기반망 고도화 등 5G 핵심기술 연구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 6G 기술 요구사항을 도출하고 주요 기술을 발굴·검증하는 한편, 6G를 활용한 신규 사업모델도 함께 연구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앞서 지난 2월 세계 2위 케이블TV·방송사 컴캐스트 그룹의 계열사인 컴캐스트 스펙타코어와 e스포츠·게임 공동사업을 위해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두 기업은 글로벌 e스포츠 팀 운영을 추진하고 중계권, 광고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다. 양사는 컴캐스트의 미디어 역량을 활용해 e스포츠 콘텐츠를 제작하고, SK텔레콤의 미디어 플랫폼과 컴캐스트의 스포츠 방송채널을 활용해 유통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컴캐스트는 세계 2위 케이블TV·방송사이자 미국 1위 인터넷 서비스 제공기업으로, NBC유니버셜, 드림웍스와 세계 곳곳에 방송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또 지난 1월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 글로벌 전장기업 하만과 미국 내 카 라이프 혁신을 주도할 차량용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싱클레어는 합작회사를 설립한데 이어 지난달 달리는 차량 안에서 세계 최초로 5G-ATSC3.0 기반 차세대 방송을 시연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시연은 차세대 통신과 방송기술이 만나 자율주행시대 인카(In-Car) 미디어 환경을 구현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SK텔레콤은 하반기부터 미국 방송국에 5G-ATSC3.0 기반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올 들어 SK텔레콤이 해외 글로벌 사업자와의 협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위 사진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 세 번째)과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두번째)이 6월 24일 합작회사 설립 및 펀드 투자 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아래 사진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터커 로버츠 컴캐스트 스펙타코어 e스포츠 총괄이 2월 24일 e스포츠 공동사업 파트너십 체결 후 손을 맞잡은 모습 /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올해 상반기 통신·방송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진행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 그랩과 지도 및 내비게이션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한데 이어 5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스마트팩토리 등 사물인터넷(IoT) 사업,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등에서 함께 사업기회를 발굴하기로 했다. 또 대표적인 증강현실(AR) 기업인 매직리프, 나이언틱과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매직리프는 AR글래스 등 차세대 기기 분야의 선도 기업이며, 나이언틱은 AR게임 ‘포켓몬GO’를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기업이다.

이처럼 SK텔레콤이 올해 상반기 다양한 영역의 글로벌 사업자와 잇따라 협력관계를 만든 것은 신세기통신, 하이닉스, 도시바 반도체사업, ADT캡스 인수 등 SK의 대형 인수합병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 온 박정호 사장의 사업 확장 경험과 함께 5G 시대에 맞춰 외부 협력에 역량을 집중한 전략적 선택의 결과로 풀이된다.  

박정호 사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모든 것이 연결되고 융합되는 5G 시대는 국경과 영역 구분이 없는 글로벌 경쟁 시대”라며 “국내 및 글로벌 톱 ICT 기업들과 건설적인 협력을 통해 ICT 새판 짜기를 주도해야 한다”며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사장은 또 지난달 도이치텔레콤과 합작회사 설립에 합의한 뒤 “5G 시대 전방위 글로벌 협력을 통해 기존 이동통신 영역을 넘어선 초ICT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이를 통해 SK텔레콤의 자산, 경쟁력이 모두 재평가 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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