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가 올해 2분기에만 200억 원대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오너리스크와 국토교통부 제재, 업황 악화 등 연이은 악재에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1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진에어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매출 규모는 2140억 원, 영업이익 -266억 원, 당기순이익 -243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2분기(매출 2265억 원, 영업이익 62억 원, 당기순이익 9억 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5.5% 줄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진에어의 이와 같은 영업이익 악화는 매출원가율 상승이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진에어는 올해 2분기 총 2140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2192억 원을 매출원가로 지출했다. 매출원가율은 102.4%로 수입보다 지출 규모가 더 큰 셈이다.
전년 동기 2265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1996억 원을 매출원가로 지출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출은 5.5% 줄어든 반면 매출원가는 9.8% 늘었다. 매출원가율 역시 지난해 2분기 88.1%에서 102.4%로 1년 사이 14.3%포인트 상승했다.
매출원가 상승은 연료유류비와 공항관련비용 증가 등의 영향을 받았다.
올해 2분기 진에어가 연료유류비로 지출한 금액은 712억 원으로 전년 동기(652억 원) 대비 9.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항관련비용 역시 369억 원에서 450억 원으로 22.1% 늘었다. 감가상각비용도 지난해 2분기 43억 원에서 올해 동기 276억 원으로 급증했다.
진에어의 영업이익 악화는 업황 악화를 감안해도 뼈아프다.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반기보고서를 제출하는 저비용항공사(LCC) 4곳의 2분기 영업이익을 비교한 결과, 업계 2위인 진에어의 영업이익 적자 규모는 제주항공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올해 2분기 가장 많은 적자를 낸 항공사는 제주항공으로 총 -277억 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진에어는 -266억 원의 적자를 냈는데, 제주항공과의 격차는 11억 원에 불과했다. 이어 티웨이항공(-264억 원), 에어부산(-218억 원) 순이다.
이에 따라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한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최 대표는 1964년생으로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대한항공으로 입사해 2006년 대한항공 일본지역본부 여객팀장, 2011년 대한항공 여객노선영업부 담당 상무보, 2013년 대한항공 일본지역본부 본부장 상무 등을 거쳐 지난 2016년 1월 진에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해 오는 2022년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최 대표는 업황 악화에 '조현민 리스크'까지 떠안으면서 코너에 몰렸다.
진에어는 미국 국적 보유자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당시 진에어 부사장)가 등기 임원으로 재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토교통부로부터 경영제재를 받고 있다. 실제로 진에어는 지난해 8월부터 신규 운수권과 신규 항공기 도입 등이 제한된 상태다.
특히 갑질논란 등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조현민 전무가 지난 6월 한진칼로 복귀하면서 최 대표의 셈법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지난달 국토부에 경영제재 해제를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조현민 꼬리표를 떼고 국토부에 재발 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 등의 의지를 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관련 불매 운동도 변수다. 진에어가 발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발생한 여객 수익 1984억 원 가운데 23%가 일본 노선으로부터 발생했다. 전년 동기 26%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3%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국토부의 제재로 신규취항이 어려운 진에어는 일본 불매 운동이 장기화될 시, 타 항공사보다 수익 구조에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