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취업하려면 토론면접 대비하라

대기업 면접방식, 토론>다대다>개별>PT>심층 >합숙면접 등 順

학력, 학점, 토익 점수와 같은 구직자의 외적인 조건이 업무성과와 직결되지 않는다는 기업들의 자각이 늘면서 직접 역량과 인성을 평가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나날이 다양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기업들도 단순한 질의응답 형식에서 벗어나 심도 있는 평가가 가능한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그럼 대기업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면접 형식은 뭘까.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 대표 이광석)가 업종별 매출 10대기업, 총 130개 주요 대기업 중 조사에 응한 90개사를 대상으로 채용 시 실시하는 면접형태에 대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 가장 많이 보는 면접방식은 ▶'토론 면접'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대상 기업의 60.0%가 토론면접을 실시하고 있었다. 5개 중 3개사 꼴로 채택하고 있는 만큼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라면 반드시 대비를 해야 할 방식인 셈이다.

토론면접을 실시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경우 한미 FTA,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와 같은 시사적인 주제를 놓고 지원자 5∼6명이 찬반토론 벌이게 하고, 5∼6명의 면접관이 이를 관찰, 평가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대방 얘기를 귀 기울여 잘 듣는가, 생각을 논리적으로 펼치는가를 중점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뒤를 이어 많이 보는 방식은 전통적인 면접형태인 ▶다대다 면접(56.7%)과 ▶개별 면접(54.4%)으로 나타났다. 다대다 면접은 여러 명의 면접관이 역시 여러 명의 지원자를 함께 평가하는 방식으로 면접시간이 단축되고 상대적으로 지원자간 비교가 쉬운 면접 방식이다. 개별 면접은 면접관이 지원자를 한 명씩 따로따로 평가하는 것. 흔히 알고 있는 일반적인 형태라 많은 기업들이 실시하고 있었다.

주제를 던져주고 발표를 하게하는 ▶프레젠테이션 면접은 37.8% 가량이 실시하고 있었다. 2003년부터 프리젠테이션 면접을 실시하고 있는 포스코의 경우, 주제(문제)를 제시하면 1시간 30분 동안 이에 대한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들고, 10분 동안 발표와 질의응답을 하게 된다. 어떤 상황을 설정해 해결안을 제시하도록 하거나 시사적인 부분에 의견을 제시하도록 하는 내용이 많은 편. 창의성, 문제해결능력, 표현력, 논리정연함 등 다양한 역량을 종합적으로 본다.

면접관 몇 명이 한 명의 응시자에게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심층면접은 대기업의 15.6%가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층면접을 통해 역량평가를 하는 CJ가 대표적인데 2002년부터 도입해 실시해 오고 있다. CJ는 응시자 1명에 2명의 면접관이 1시간 이상의 시간을 할애해 지원자의 과거 경험을 통해서 당시의 행동 모습을 측정, 어떤 역량을 보유했었는지를 평가한다. CJ 관계자는 "지원자가 자신의 경험을 미화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꼬리에 꼬리를 무는 탐색질문에 결국은 탄로나게 되므로 진실하게 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시간과 품이 많이 드는 ▶합숙면접은 은행권에서 주로 활용하는 추세다. 전체의 2.2%가 합숙면접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숙면접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은행의 경우 합격인원 2배수 정도의 인원이 10개조로 나뉘어 1박 2일 동안 면접을 진행한다. 조별로 1명의 면접관이 상시로 따라붙어 응시자를 체크하고, 2명은 전체적인 관찰을 하는 등 총 12명의 면접관이 지원자를 평가한다. 팀워크훈력, 팀프로젝트, 찬반토론 등의 주요 프로그램을 통해 조직적응력, 융화력, 문제해결능력 등을 본다. 팀프로젝트에서는 '대학생을 위해서는 어떤 상품을 만들겠는가', '실버 세대를 위한 상품을 기획해보라'는 등의 과제를 팀 단위로 해결해야 한다.

응시자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면접을 보는 ▶블라인드 면접을 실시하는 비율도 2.2%였다. 무자료면접이라고도 하는데 지원자에 대한 고정관념 없이 보다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토론면접에 블라인드 면접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실제 근무현장에 투입시켜 실무능력을 확인하는 ▶현장체험 면접(1.1%)은 보다 직접적으로 지원자의 성실함과 열정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영업직을 대상으로 현장체험 면접을 실시하고 있는 한미약품의 경우 2∼3일 동안 영업 현장을 해당 팀장과 함께 동행하면서 고객을 직접 만나는 것으로 면접을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지원자의 성실성, 대인관계, 실무지식, 일에 대한 열정을 본다. 여러 명의 팀장이 병원, 의원, 약국 등 여러 곳에서 체험하도록 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인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대기업 입사를 준비하고 있는 구직자라면 목표하고 있는 기업에서 실시하는 면접유형을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면서 "같은 기업의 입사를 준비하는 동료 구직자와 함께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등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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