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계열사인 삼양통상이 자사 임원 출신을 연이어 사외이사나 감사로 선임하고 있다. 특정회사에 장기간 재직한 임원 출신이 그 회사에 사외이사가 될 경우, 독립성과 객관성을 갖고 경영진을 견제하는데 제약이 따를 수 있어 사외이사제도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2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양통상의 임원현황을 분석한 결과, 삼양통상은 꾸준히 자사 고위임원 출신을 사외이사나 감사로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3월 선임된 박노관 사외이사는 삼양통상 사장을 역임했다. 박 사외이사는 지난해 사외이사에 연임된데 이어 올해 신설된 감사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40년 넘게 삼양통상에 재직한 박 사외이사는 군포공장장과 사장을 역임하고 기술고문도 맡았다.
박 사외이사는 앞서 2008년 10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삼양통상 감사로도 활동했다. 박 사외이사가 물러난 감사직은 김태영 전 삼양통상 부사장이 이어받았다. 삼양통상에서 30년 이상 일한 김태영 전 감사는 총무·경리·기획을 총괄하는 부사장을 역임한 뒤 고문으로 일했다. 김 전 감사는 삼양통상 고위임원과 고문을 거쳐 감사를 맡은 박노관 사외이사와 같은 길을 걸었다.
지난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이길재 신임 사외이사 역시 삼양통상에서 30년 이상 재직하며 경리부장, 베트남공장장, 부사장을 역임하고 고문까지 맡았다.
이에 따라 올해 사외이사를 1명에서 3명으로 늘린 삼양통상은 사외이사의 3분의 2를 자사에서 장기 재직한 고위임원 출신으로 채웠다. 3명의 사외이사는 감사위원회 위원도 맡는다.
삼양통상은 이길재 사외이사에 대해 피혁사업 구조와 경영시스템 전문가로 회사 경영시스템 개선과 감시기능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주주와 이해관계자의 신뢰성을 높일 적임자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또 박노관 사외이사의 감사위원 선임과 관련, 전문지식과 실무경험이 풍부하고 법령상 결격사유가 없으며 독립적인 지위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삼양통상 사외이사와 감사의 또 다른 특징은 나이가 많다는 점이다. 이번 주총에서 선임된 조관현 사외이사가 1936년생으로 올해 84세이며, 박노관 사외이사는 82세다. 또 2010년부터 6년간 사외이사로 활동한 이선호 전 사외이사는 1939년생이다.
최근 선임된 삼양통상의 사외이사나 감사 중 1971년생인 강상순 전 감사가 유일하게 젊은 편이다. 하지만, 강 전 감사는 2015년 회사가 아닌, 소액주주들의 주주제안으로 선임된 경우다.
삼양통상은 1957년 설립한 피혁생산기업으로,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된 허준홍 전 GS칼텍스 부사장(22.05%)과 아버지 허남각 회장(20.00%) 등 허씨 일가가 지분 52.85%를 갖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