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선보인 AI 반도체 ‘사피온 X220’ /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대표 박정호)은 2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에서 자체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선보이고 AI 반도체 사업 비전을 밝혔다.
AI 반도체는 인공지능 서비스의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 저전력으로 실행하는, 효율성 측면에서 특화된 비메모리 반도체로, 인공지능의 핵심 두뇌에 해당한다.
이날 행사에서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AI 반도체 ‘사피온(SAPEON) X220’을 공개했다. 이번 AI 반도체 출시를 통해 SK텔레콤은 엔비디아, 인텔,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심의 미래 반도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사피온 X220은 기존 GPU보다 딥러닝 연산속도가 1.5배 빨라 데이터센터 적용 시 데이터 처리용량이 1.5배 증가한다. 동시에 가격은 GPU의 절반 수준이고 전력 사용량도 80%에 불과하다.
SK텔레콤은 맞춤형 설계를 통해 사피온 X220의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사피온 X220은 반도체의 데이터 처리역량 대부분을 동시다발적 데이터 처리에 활용하도록 설계해 효율성을 극대화한 반면, GPU는 그래픽 정보 처리를 위해 개발돼 동시다발적 데이터 처리 시 잉여자원이 발생해 효율이 떨어진다.
사피온 X220은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센터에 즉시 적용할 수 있으며, SK텔레콤은 국내외 다양한 사업자를 대상으로 AI 반도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날 AI 반도체 브랜드 ‘사피온(SAPEON)’을 선보였다. ‘SAPiens(사피엔스)’와 영겁의 시간을 뜻하는 ‘aEON(이온)’의 합성어로, 인류에게 AI 반도체 기반 인공지능 혁신의 혜택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SK텔레콤은 선제적 연구개발을 통해 확보한 앞선 AI 반도체 핵심 코어 설계역량을 바탕으로 정부, 반도체 관련 대·중소기업과 협력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과기부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메모리 관련 기술은 SK하이닉스와 협업하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빠른 연산을 수행하는 코어 설계와 처리할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공급하는 메모리 반도체 관련 기술인 만큼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또 반도체 디자인, 서버 시스템 제작,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개발은 에이직랜드, KTNF, 두다지 등 중소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은 2018년 약 7조8000억 원에서 2024년 약 50조 원으로 연평균 36%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은 AI 반도체 칩 기반 하드웨어부터 AI 알고리즘, API 등 소프트웨어까지 AI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AIaaS(AI as a Service)’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와 AI 기반 콘텐츠 추천, 음성인식, 영상인식, 영상화질 개선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접목해 ‘사피온’을 차별화된 AI 토털 솔루션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SK텔레콤이 보유한 5G 모바일 에지 클라우드(MEC) 기술과 AI 반도체를 접목, 이동통신 서비스도 고도화에 나선다. AI 반도체를 MEC 서버에 적용하면, 고객은 초저지연 통신을 기반으로 기기의 성능에 구애받지 않고 높은 수준의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말부터 미디어, 보안, 인공지능 비서 등 다양한 분야에 사피온 X220을 적용해 AI 서비스 고도화를 시작한다. 내년에는 AI 서비스 ‘누구’, ‘슈퍼노바’, ‘티뷰’, ADT캡스 등 SK ICT 패밀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AI 반도체 적용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SK텔레콤은 과기부 국책과제 수행을 통해 사피온 X220의 후속 반도체 개발도 진행 중이며, 2022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