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인류의 생존이 달린 환경위기 극복 등을 위해 기업 차원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가속화하고, 특히 인간에 대한 공감능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3일 최종현학술원과 일본 도쿄대가 ‘지구환경 위기와 글로벌 거버넌스’를 주제로 공동 개최한 ‘도쿄 포럼 2020’ 개막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2회째를 맞은 도쿄 포럼은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포럼으로 4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최 회장은 SK가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인재육성 뜻을 기려 설립한 최종현학술원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 등이 환경재앙을 초래한 이른바 ‘인류세(Anthropocene)’에 우리는 살고 있다”며 “우리는 환경을 해치는 잘못된 행동들을 궁극적으로 바꿔나가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과 방법론들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기업들이 친환경 사업, 사회적 가치(SV, Social Value) 창출,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추구하는 ESG 경영을 가속화 하는 것이 환경위기와 코로나 팬데믹 등을 극복하는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각 기업들은 이미 ESG 경영 추진 노력 및 성과에 따라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데, 이러한 가치 측정체계가 고도화될수록 기업들의 행동도 바뀌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SK는 바스프, 도이치뱅크, 노바티스 등 글로벌 기업과 비영리법인 VBA(Value Balancing Alliance)을 만들어 사회적 가치 측정의 국제표준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어 “기업의 ESG 경영성과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사회적 기업이 만든 제품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SK의 사회성과인센티브(SPC, Social Progress Credit) 제도를 소개했다.
최 회장은 마지막으로 “이런 전략과 시스템들은 우리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자발적 참여가 있어야만 의미가 있다”며 “무엇보다 코로나와 환경재앙, 무관심, 증오 등으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을 이해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공감능력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종현학술원과 도쿄대학에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각국 참가자들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진행된 이번 도쿄포럼에는 글로벌 석학과 국제기구 관계자, 기업인 등 40여명이 참여했고, 온라인을 통해 세계 각국에서 약 4500여명이 시청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