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하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2족 보행로봇 ‘아틀라스’(오른쪽)과 4족 보행로봇 ‘스팟’
현대자동차그룹은 11억 달러 가치의 미국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대한 지배 지분을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분 20%를 보유하게 된다.
현대차는 10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1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인수 안건을 승인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최종 지분율은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정의선 회장 20%로 구성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정의선 회장의 지분 참여가 그룹이 앞으로 본격화할 미래 신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합의는 글로벌 로봇시장이 기술 혁신과 로봇 자동화 수요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데 따른 것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포함한 현대차그룹 차원의 로봇 개발역량 향상과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및 스마트팩토리 기술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인지·제어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4년 4족 보행이 가능한 운송용 로봇 ‘빅 도그’를 개발했으며, 이후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빠르며 무게까지 줄인 4족 보행 로봇 ‘리틀 도그’, ‘치타’, ‘스팟’ 등을 공개했다.
특히 2016년 사람과 같이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로봇인 ‘아틀라스’를 선보였다. 2019년에는 물건을 집고 옮길 수 있는 물류용 로봇인 ‘픽’, 바퀴가 달려 직접 물건을 들고 목적지까지 자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핸들’도 선보이며 로봇 사업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의 양산능력과 연구개발 역량, 글로벌 사업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양산화 및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룹사 측면에서는 현대모비스ㆍ현대글로비스 등과 연계해 로봇시장 진입부터 스마트 물류 솔루션까지 사업영역 확장이 가능하며, 로봇 중심의 새로운 밸류 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역량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보틱스 기술이 더해져 미래 모빌리티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령화, 언택트로 대표되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안전, 치안, 보건 등 공공영역에서도 인류를 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는 계약 체결을 비롯해 이후 한국, 미국 등 관련 정부부처의 승인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