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기 빠져나온 LG디스플레이, 실적지표 화려한 복귀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 3년 전 수준 회복…뚝심 있는 OLED 중심 사업재편 성과


LG디스플레이가 3년간의 암흑기를 빠져나왔다. 2018년 1분기 적자를 시작으로 3년 간 수 천 억 원의 분기적자를 반복하며 고난의 행군을 해온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마지막 분기 주요 실적지표를 3년 전 수준으로 되돌리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5일 데이터뉴스가 LG디스플레이의 2020년 4분기 실적발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4612억 원, 영업이익 6855억 원, 당기순이익 6210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핵심 실적지표 수치는 암흑기에 접어들기 전인 2017년 이전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4분기 매출 기록은 2016년 4분기 이후 16분기 만에 최고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2017년 2분기 이후 14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7년 2분기 이후 가장 좋다. 

영업이익률(9.2%)과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률(EBITDA 이익률, 23.8%)도 2017년 수준으로 되돌리는데 성공했다. 최근 상승했던 부채와 부채비율도 2019년 중반 수준으로 낮췄다. 

2012년 1분기 이후 24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황금기를 구가한 LG디스플레는 2018년 1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을 기점으로 장기간의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당시 중국의 후발주자들이 공급량을 급격하게 늘려 LCD 패널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이 직격탄이 됐다. 

이후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2분기에 5170억 원 영업손실을 본 것을 비롯해 지난해 2분기까지 10개 분기 중 8개 분기에 적자를 냈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은 2조145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1644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쏜데 이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6855억 원으로 끌어올리며 암흑기 탈출에 성공하는 모양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하반기 선전으로 연간 영업손실이 2019년 1조3594억 원에서 2020년 291억 원으로 1조3303억 원 줄었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은 황금기를 이끈 한상범 부회장과 후임인 정호영 사장이 뚝심 있게 진행한 OLED로의 사업 재편 노력이 시장상황 개선과 맞물려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정호영 사장이 2019년 9월 새 사령탑에 오른 지 1년 만에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을 이뤘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대형 OLED는 생산효율성과 시장대응력을 높여 OLED 대세화를 굳히고 ▲플라스틱 OLED(POLED)는 핵심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기반을 강화해 턴어라운드를 이끌고 ▲LCD는 IT용 LCD 등 고부가 제품에 역량을 집중해 수익성을 높이는 구조혁신에 주력하는 3대 전략 과제에 집중해왔다. 

특히 이 같은 사업 재편 과정에서 뼈를 깎는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을 병행했다. 2018년 3월 말 3만3335명이던 직원이 2020년 9월 말 2만6029명으로 7306명 줄었고, 2019년 9월 말 118명이었던 임원은 2020년 3월 말 99명으로 19명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4분기 실적 개선에 대해 견조한 출하 및 판가 흐름과 더불어 3대 전략 과제의 성과가 점차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출하면적당 판가는 790달러로, 2020년 1분기(567달러)보다 39.3% 증가했고, 같은 기간 출하면적도 24.3% 증가했다. 

특히 광저우 OLED 공장 생산 본격화에 따른 OLED TV용 패널 판매 확대와 POLED 사업의 안정적인 운영기반을 바탕으로 한 생산 증가가 의미 있는 성과 개선으로 이어졌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월 6만 장 규모(원판 글라스 기준)의 광저우 OLED 패널공장의 양산 시작으로 파주 공장(월 7만 장)을 포함해 월 13만 장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와 광저우에서 연 1000만 대 이상의 OLED TV 패널(55인치 기준)을 생산할 수 있게 돼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졌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IT 및 TV용 LCD도 지난해 4분기 이익 개선에 기여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재택문화 확산으로 TV와 IT 제품 수요가 강세를 보이는 등 시장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뀐 것이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4분기 실적과 관련, “언택트 및 비대면 시장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시장에서의 기회를 극대화했던 부분과 OLED 부문의 매출 확대에 힘입어 달성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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