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사업의 업황에 세아그룹 철강사 영업실적이 크게 갈렸다. 특수강 제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세아베스틸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전환됐다.
1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세아베스틸의 잠정실적(연결 기준)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연간 매출이 2조5358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2조9365억 원) 대비 13.6% 감소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전방산업이 위축된 탓이다.
세아베스틸 총 매출의 99%를 차지하는 사업은 특수강이다. 특수강 사업은 자동차 엔진부품, 선박용품, 산업기계, 발전소 등에 쓰여 수요산업의 업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갈리는 특성을 갖고 있다.
국내외 수요 축소로 인한 매출 감소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총 32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2019년(438억 원) 대비 적자 전환됐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1.5%에서 -0.1%로 1.6%p 하락했다. 당기순이익은 유형자산 손상차손 반영으로 인해 192억 원에서 -2346억 원으로 급감했다.
세아베스틸은 실적 부진에 더해 윤리경영까지 도마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역대 네 번째로 많은 과징금을 부과한 '철스크랩(고철)' 담합 사건에서 증거인멸 혐의로 세아베스틸을 고발한 바 있다.
세아베스틸은 이운형 세아그룹 전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2019년 3월 대표이사가 교체되긴 했지만, 여전히 세아베스틸의 경영기획부문 총괄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사장은 세아홀딩스 대표이사도 겸직중이다.
이 부사장은 올해 신사업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 수익성 제고 방안에 힘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기차용 특수강 제품 개발 및 풍력, 원자력 등 비자동차용 전방 수요산업 변화에 민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세아베스틸의 실적 악화는 같은 그룹 철강사인 세아제강과 대비됐다. 세아제강은 이종덕 세아그룹 창업주의 외손주인 이휘령 부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으며, 이순형 현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주성 부사장도 몸담고 있다.
세아제강 역시 연간 매출이 2019년 1조2272억 원에서 1조1505억 원으로 6.3% 줄었다. 하지만 수익성 지표는 모두 상승세를 그렸다. 영업이익이 459억 원에서 536억 원으로 16.8%, 순이익은 249억 원에서 331억 원으로 32.9%씩 증가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세아제강은 강관 제조 및 판매 단일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해상풍력 시장 호조로 인해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세아제강은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에 쓰이는 강관을 납품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