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의 2020년 경영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신 대표는 2020년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3연임에 성공했다. 재임기간 중 무게를 실은 디지털 뱅킹 전략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KB저축은행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신홍섭 대표 체제에서 이 회사의 순이익은 2018년 75억 원, 2019년 145억 원, 2020년 102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표 취임 첫 해인 2018년 순이익이 전년보다 109억 원 줄었고, 이듬해인 2019년에는 70억 원 늘었지만, 지난해 다시 43억 원 감소했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2017년도 당기순이익에 제일저축은행 부실채권 회수이익(127억 원)이 포함된 일회성 요인이 반영되어 있어, 이를 제외하면 연평균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2020년도 당기순이익 또한 보수적 충당금 적립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CEO로 재직하면서 임기 전인 2017년 수준(184억 원)의 순이익을 회복하지 못했음에도 지난해 말 2+1연임 관례를 깨고 3연임에 성공했다. KB저축은행의 디지털 고도화에 주력하며 체질 개선을 이뤄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신 대표는 2018년 취임사에서 '디지털 기반의 차별된 성장'을 주된 추진방향으로 꼽은 바 있다. 더불어 "우리의 경쟁상대는 다른 저축은행들이 아니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모바일뱅크"라며 디지털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KB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 '키위뱅크' 앱을 선보이며 고객 접근성을 개선했다. 기존의 모바일 뱅킹 앱인 'KB착한뱅킹'을 고도화한 키위뱅크는 얼굴인식·패턴·지문으로 로그인 할 수 있고, 비대면 계좌개설, 이체, 예·적금 가입, 대출 신청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24시간 제공한다.
KB저축은행은 또 업계 최초로 무서류 비대면 자동전환대출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편의성을 높이면서 지난해 대출채권 총액(1조5863억 원)을 전년(1조1564억 원)보다 37.2% 늘렸다. 개인사업자(1653억 원→2480억 원)와 개인(5522억 원→7643억 원)이 50.0%, 38.4%씩 큰 폭으로 증가했고, 기업(4389억 원→5740억 원)도 30.8% 늘어났다.
연임에 성공한 신 대표는 임기 내내 추진해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성과를 올해 빠르게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신홍섭 대표는 1962년생으로, 한국외대 스페인어과를 나왔다. 2009년 KB국민은행 북아현동지점장, 2010년 비서실장, 2015년 동부지역본부장, 2016년 소비자브랜드전략그룹 전무를 역임했다. 2018년 1월부터 KB저축은행 대표를 맡고 있다.
김재은 기자 wood@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