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상장계열사 시가총액이 올 들어 약 40조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카오그룹과 효성그룹은 세 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25일 데이터뉴스가 3분기 실적발표 이후 30대그룹 상장계열사의 올해 시가총액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개 조사 대상 기업의 시가총액은 1월 4일 1542조1906억 원에서 10월 15일 현재 1582조1320억 원으로 올 들어 10개월 여 만에 2.6%(39조9414억 원) 증가했다.
30개 그룹 중 24개 그룹의 시가총액이 늘었다.
그룹별로는 카카오그룹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카카오그룹 상장계열사의 시가총액은 1월 4일 39조1057억 원에서 10월 15일 84조4972억 원으로 116.1%(45조3914억 원) 늘었다.
올 들어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크게 상승한데다 지난 8월 카카오뱅크 상장이 그룹 시가총액 급증으로 이어졌다.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35조468억 원에서 54조2241억 원으로 54.7%(19조1774억 원) 증가했다. 8월 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10월 15일 현재 24조62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도 연초 3조4094억 원에서 5조378억 원으로 47.8%(1조6285억 원)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최근 카카오 주가가 크게 하락했지만, 카카오페이가 11월 상장을 기다리는 등 새로운 계열사의 상장이 잇따를 예정이어서 당분간 시가총액의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효성그룹도 100%가 넘는 시가총액 증가율을 기록했다. 효성그룹 10개 상장계열사의 시가총액은 1월 4일 5조2138억 원에서 10월 15일 11조1207억 원으로 113.3%(5조9059억 원) 상승했다. 올해 새로운 계열사 상장이 없는 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올해 내내 주목받은 탄소섬유 생산기업 효성첨단소재의 약진이 그룹 시가총액 상승을 이끌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월 4일 6765억 원에서 10월 15일 3조4496억 원으로 409.9%(2조7731억 원) 증가했다. 효성티앤씨도 9218억 원에서 2조6832억 원으로 191.1%(1조7614억 원) 증가했다. 올해 늘어난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4조5345억 원으로, 그룹 시가총액 증가의 76.8%를 책임졌다.
이밖에 현대중공업그룹(15조8405억 원→28조2815억 원, 78.5%), 한진그룹(10조3986억 원→16조4702억 원, 58.4%), 에쓰오일(7조9146억 원→12조1589억 원, 53.6%)도 연초에 비해 시가총액이 50% 이상 상승했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 시가총액이 줄어든 그룹은 6곳이었다. 이 중 셀트리온그룹의 시가총액 감소율이 가장 컸다.
셀트리온그룹의 시가총액은 1월 4일 77조6980억 원에서 10월 15일 48조7569억 원으로 37.2%(28조9411억 원) 감소했다. 셀트리온(-35.3%, -16조5701억 원), 셀트리온헬스케어(-39.5%, -9082억 원), 셀트리온제약(-42.1%, -3289억 원) 모두 시가총액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항체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크게 뛰었지만, 올해 코로나 백신 접종이 빠르게 확대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편리한 먹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로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에 기대감이 낮아진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어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이 698조7656억 원에서 624조8031억 원으로 10.6%(73조9625억 원) 감소했다. 16개 상장계열사 중 주가가 상승한 계열사가 10곳으로 더 많았지만,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495조4920억 억원에서 418조4818억 원으로 15.5%(77조102억 원) 줄어든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삼성화재(2조7951억 원↑), 삼성SDI(2조8193억 원↑), 삼성엔지니어링(2조4206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2조6466억 원↑)의 시가총액이 2조 원 이상 늘어난 반면, 삼성생명보험(1조4120억 원↓), 삼성물산(4조181억 원↓), 삼성SDS(2조2053억 원↓), 삼성전기(1조3071억 원↓)가 1조 원 이상 줄었다.
삼성그룹이 30대그룹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월 15일 현재 39.5%로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연초(1월 4일)의 45.5%보다 6.0%p 감소했다.
LG그룹 상장계열사의 시가총액도 145조258억 원에서 134조7388억 원으로 7.1%(10조2870억 원) 줄었다.(계열분리된 LX그룹 계열사 제외) 반면, 지난 5월 LG그룹에서 독립한 LX그룹의 시가총액은 연초 2조7542억 원에서 4조3266억 원으로 57.1%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래에셋그룹도 7조653억 원에서 6조7281억 원으로 4.8%(3371억 원) 감소했다.
기업별로는 올해 상장한 7곳을 제외한 195개 상장계열사의 69.2%인 135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증가했다.
효성첨단소재가 압도적으로 높은 시가총액 증가율(409.9%)을 기록했고, 포스코강판(268.1%, 1053억 원→3876억 원)과 효성티앤씨(191.1%, 9218억 원→2조6832억 원)도 월등한 증가율을 보였다.
대한항공(124.9%), 한화투자증권(115.9%), 효성화학(108.2%), 그리고 KTH와 KT엠하우스가 합병한 KT알파(105.4%)가 100%가 넘는 시가총액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갤럭시아머니트리(94.8%), 두산중공업(92.8%), 삼성엔지니어링(91.5%)이 시가총액 상승률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 결과, 시가총액 증가율 10위 안에 효성그룹 계열사 4곳이 포함돼 관심을 모은다.
반면, 시가총액이 감소한 기업은 60곳이다.
셀트리온제약, 현대에너지솔루션(-41.4%),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 SK바이오팜(-34.0%), 인터플렉스(-29.0%), 한진(-25.5%), SK디스커버리(-24.6%), 현대바이오랜드(-23.0%), 포스코ICT(-22.5%)가 시가총액 감소율 10위권을 형성했다. 셀트리온그룹 상장계열사 3곳 모두 10위 안에 들어갔고, SK그룹도 2개 계열사가 포함됐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