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배당성향 39.3%→55.5% 급상승

주주친화 기조 속 30대그룹 상장사 배당총액 1년 새 11조 이상 증가


국내 주요 기업들이 배당금을 대폭 높여 배당성향이 50%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주주들에게 돌려준 것이다. 

8일 데이터뉴스가 30대그룹 상장계열사 중 2020년 배당금을 공시한 107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총액 비율)은 55.5%로 집계됐다. 이 같은 배당성향은 전년(39.3%)보다 16.2%p 상승한 것이다. 

조사 대상 기업의 총 당기순이익 57조4350억 원의 절반이 넘는 31조8236억 원이 배당금으로 주주들에게 돌아간다. 이들 기업의 순이익이 2019년 52조4462억 원에서 2020년 57조4350억 원으로 9.3%(4조8987억 원) 증가하는 동안 배당금총액 합계는 2019년(20조5931억 원)보다 55.2%(11조2305억 원) 늘어났다. 이처럼 배당금총액 증가율이 당기순이익 증가율을 크게(45.2%p) 앞지른 것은 기업들의 주주친화 기조가 본격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 결과, 삼성전자의 2020년 배당금총액이 20조3381억 원으로 30대그룹 상장사 중 가장 많았다. 전년(9조6192억 원)보다 10조 원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의 배당금총액은 103개 기업의 배당금총액 합계의 64.1%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차례의 분기배당(각 분기 보통주 주당 354원)을 실시한데 이어 주당 1932원의 결산배당금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3년간 잉여현금흐름에서 정규배당 약 28조9000억 원을 제외한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 추가 환원하기로 했던 약속에 따라 약 10조7000억 원의 1회성 특별배당을 포함시켰다.

배당성향은 두산그룹 광고계열사 오리콤이 329.1%(순이익 7억6700만원, 배당금총액 25억2400만 원)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SK그룹 물류자동화 계열사 에스엠코어(150.4%)를 비롯해 롯데하이마트(98.6%), 포스코ICT(84.4%), NS쇼핑(77.2%), 삼성전자(77.0%), LS전선아시아(73.0%), LG화학(71.6%)도 70% 이상의 높은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지주사들을 중심으로 마이너스 배당성향을 기록한 기업도 적지 않았다. 당기순손실 지난해 248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SK㈜가 3701억 원의 배당금총액을 책정해 –183.4%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GS(-95.8%), 현대중공업지주(33.1%), 롯데지주(-27.8%)도 마이너스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30대그룹 상장사 중 2020년 주당 배당금을 전년보다 늘린 기업은 48개로, 줄인 기업(20개)을 크게 웃돌았다. 39개 기업은 전년과 같은 주당 배당금을 책정했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가장 많이 올린 곳은 LG화학이다.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이 2019년 2000원에서 2020년 1만 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이에 따라 배당금총액이 2019년 1536억 원에서 2020년 7784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앞서 LG화학은 전지사업부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보통주 1주당 1만 원 이상의 현금배당을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GS홈쇼핑(2019년 6500원→2020년 8500원), SK㈜(5000원→7000원), 삼성전자(1416원→2994원), SK케미칼(450원→2000원), 고려아연(14000원→15000원), SK가스(3000원→4000원)도 주당 배당금을 전년보다 1000원 이상 늘렸다. 

반면, 주당 배당금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두산으로, 2019년 5200원에서 2020년 2000원으로 3200원 줄었다. 롯데케미칼(6700원→3600원), 포스코(1만 원→8000원), 현대자동차(4000원→3000원), 롯데쇼핑(3800원→2800원)도 배당금이 비교적 크게 줄었다.

2020년 배당금을 공시한 30대그룹 상장사 중 결산배당의 시가배당률이 가장 높은 곳은 6.0%를 기록한 GS홈쇼핑으로 나타났다. 시가배당률은 배당기준일 전전거래일부터 과거 1주일간 형성된 최종가격의 산술평균가격에 대한 주당 배당금 비율이다. 교보증권(시가배당률 5.7%), KT&G(5.5%), 예스코홀딩스(5.5%), KT(5.3%), 삼성증권(5.2%), 삼성카드(5.2%), GS(5.1%)도 5% 이상의 높은 시가배당률을 기록했다.

그룹별로는 LG그룹이 배당금을 공시한 11개 상장계열사 중 8곳의 주당 배당금이 전년보다 늘고, 줄어든 계열사는 없어 가장 좋은 성적표를 남겼다. SK그룹도 배당금을 발표한 12개 상장사 중 6곳의 주당 배당금이 전년보다 늘었고, 감소한 곳은 없었다. GS그룹 역시 4곳이 늘고 줄어든 계열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롯데그룹(배당금을 공시한 7개 상장사 중 2개 기업 증가, 4개 기업 감소), 현대차그룹(8개 중 2개 증가, 3개 감소), 포스코그룹(6개 중 1개 증가, 2개 감소) 등은 지난해 주당 배당금이 전년보다 줄어든 상장사가 늘어난 곳보다 많았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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