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괜찮은' CJ그룹, 사장단 인사 최소화 예상

8개 상장사 수익성 개선, 작년 대규모 인사 효과…이재현 회장 위기감 반영 여지는 남아


CJ그룹 연말 임원 인사폭은 비교적 소폭일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코로나19 일상 회복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이 뚜렷했고, 2년 연속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점 때문이다. CJ그룹은 실적이 부진했던 지난해 CJ제일제당, CJ ENM 등 주력 계열사를 포함해 9개 계열사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실시했다. 

다만 지난 3일 이재현 회장이 사내방송을 통해 '2023 중기비전'을 설명하면서 CJ의 현재를 성장 정체로 규정하며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과감한 의사결정에 주저하며, 인재를 키우고 새롭게 도전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해 미래 대비에 부진했다"고 진단한 것이 연말 인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CJ는 이 회장의 진단에 대해 그룹 미래 비전 수립과 실행이 부족했고, 인재 확보와 일하는 문화 개선도 미흡했다는 자성과 함께 이대로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절박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2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CJ그룹 8개 상장계열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3분기 6곳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곳 모두 상승했다.

㈜CJ를 제외한 7개 사업회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지난해 1~3분기 1조2327억 원에서 올해 1~3분기 1조6903억 원으로 37.1% 증가했고, 당기순이익 합계는 5793억 원에서 7441억 원으로 28.4% 늘어났다.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올해 새롭게 회사를 이끌기 시작한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강호성 CJ ENM 대표,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 허민회 CJ CGV 대표,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 등은 대체로 실적을 개선시키며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다.

CJ제일제당의 올해 1~3분기 매출은 19조3414억 원으로, 전년 동기(18조943억 원) 대비 6.9% 늘었다. 특히 3분기 매출은 6조8541억 원을 기록, 역대 최고 분기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CJ대한통운을 제외한 별도 기준 매출도 사상 처음으로 4조 원을 넘었다. 

식품과 바이오 사업의 글로벌 실적 호조가 전체 실적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 사업부문 분기 매출도 처음으로 1조 원을 넘겼다. 


CJ ENM의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은 267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1% 상승했다. 매출(2조5573억 원)도 4.5% 증가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세 자릿수 증가율(104.1%)을 기록하며 1022억 원에서 2086억원으로 1000억 원 이상 늘렸다.

CJ ENM을 함께 이끄는 강호성 대표와 허민호 대표는 1964년생으로 동갑내기다. 이들 중 2019년 3월 선임된 허민호 대표가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호실적을 발판으로 강 대표와 함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CJ ENM의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도 매출(3392억 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 줄었지만, 영업이익(462억 원)을 3.8% 늘렸다. 

CJ대한통운은 8조2863억 원의 매출과 244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와 4.0% 성장했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CJ CGV는 올해 1~3분기에 4962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401억 원)보다 12.7% 늘어난 수치다. 영업손실은 2990억 원에서 1976억 원으로 1014억 원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4250억 원에서 3339억 원으로 911억 원 감소했다. 

올해 CJ CGV의 구원투수로 선임돼 CJ ENM에서 자리를 옮긴 허민회 대표는 취임 후 매 분기 적자 폭 개선을 끌어냈다. 터키, 중국 등에서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매출을 회복했고, 국내 영화 관람료 가격 인상도 적자 폭을 줄이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4분기에 기대작이 잇따라 개봉되고,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극장 영업환경이 점차 정상화되면서 향후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CJ프레시웨이는 386억 원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을 올려 네 자릿수 증가율(1911.9%)을 보였다. 지난해 적자(-269억 원)였던 당기순이익을 흑자(261억 원)로 돌려놓는데도 성공했다. 

지난 3월 취임한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는 올해 수익성을 대폭 개선시키며 안정적인 경영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 대표는 최근 새로운 비전과 미션을 선포하며 "식문화 트렌드를 주도하는 독보적인 1위 푸드 비즈니스 파트너로 진화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CJ씨푸드도 1~3분기 매출 1182억 원, 영업이익 41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5%, 13.0% 늘리면서 실적 개선 대열에 합류했다. 

김민경 기자 peace@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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