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연임 논란 속 이달 말 임원인사단행

임기 내내 순이익 늘려왔지만, 옵티머스 환매중단으로 발목 잡혀...연임 안갯속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좋은 실적에도 불구 옵티머스 걸림돌에 빨간불이 켜져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건으로 일반판매 2780억원을 보상했고, 현재 재판 중인 기업판매 부분까지 계산할 경우 5000억 이상 손실이 예상된다.

이처럼 정 대표의 연임이 불투명한 가운데, 정 대표는 이달 말 연말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NH투자증권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임기동안 매년 순이익을 늘려왔다.

정 대표가 취임한 첫 해인 2018년 순이익은 3615억 원이었으며 이후 2019년 4764억 원, 2020년 5769억 원으로 꾸준히 늘어왔다.

올해도 증시가 집중 관심을 받으며 실적이 좋았다. 올해 1~3분기에는 7426억 원으로 전년 연간 실적을 초과했다. 이대로라면 연간 순이익이 1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

임기 4년간 보여준 우수한 성적표가 정 대표의 연임 여부에 파란불을 키기는 했지만, 해소해야 할 리스크도 있다.

올해 3월 정 대표는 옵티머스 환매중단 사태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받은 바 있다. 이에 최소 3년간 금융권 취업에 제한된다. 금융위원회에서 이를 받아들이면 연임이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옵티머스와 관련된 회사들을 상대로 법적 조치와 손실에 대한 구상권 행사 등이 신속히 진행돼야 하는데 관련자들에 대한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않고, 징계 권한이 있는 금융위원회도 결정을 미루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정 대표의 연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은보 금감위원장(서울대 경영학과)과 고승범 금융위원장(서울대 경제학과) 모두 정 대표와 서울대학교 83학번 동문으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오는 20일 쯤 연말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차기 대표인사는 내년 1월 중순쯤 결정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인사권이 있는 손병환 NH금융지주회장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정대표의 책임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정 대표가 애초 저에게 거취를 일임했지만 지주가 증권사 지분을 49%만 보유하고 있어 소액주주와의 관계도 고려해야하고, 현재 자산 회수 회사도 만든 상황"이라고 옹호하는 발언을 해 주목을 끌었다. 더구나 손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국감 직전 이미 증자를 통해 금융그룹이 51%지분확보가 사실상 확정된 상태에서 나온 것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정 대표는 김광수 전임 NH금융지주회장은 물론, 현 손 회장의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 대표가 옵티머스 상품판매를 들여온 시점이 문제"라며 "다른 금융사들이 모두 이상 징후를 느껴 발을 빼고 있는데 그 상품판매를 단행한 것은 이해가 안간다"며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금융위원회가 징계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뭔가 흑막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는 내부 상품 승인 프로세스에 따라 판매가 결정된 상품"이라며 "금융위 징계 결정 시기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내부 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사항이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고, 이 판단에 대한 법리 검토 및 관련 안건들의 비교 심의 등의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시일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이다. 대우증권과 NH투자증권에서 기업금융(IB)을 담당한 바 있으며 2018년 3월부터 NH투자증권의 대표로 일하고 있다.

김재은 기자 wood@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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