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과 전철 역사에 설치돼 있는 시각장애인용 음성유도기 10대 중 7대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통시민단체인 시민교통안전협회(www.greenspeed.or.kr)가 2007년10월2일부터 8일까지 서울 지하철과 수도권 전철 12개 역사를 표본으로 시각장애인용 음성유도기 254대의 동작실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음성유도기가 30.0%에 불과했다.
조사대상 유도기의 절반을 훨씬 넘는 70.0%가 고장이 나 있거나, 제대로 동작하지 않고 있는 것.
"동작불량 유형"으로는 유도기를 동작시키는 휴대용 리모컨과 유도기와의 평균 수신거리가 기준보다 길거나 또는 지나치게 짧아 방송이 원활히 되지 않는 수신거리제어 불량이 77.0%에 달했다. 이어 리모컨 작동 시 한 개 이상의 음성유도기가 동시 방송되는 ‘중복방송’이 71.0%를 차지했다.
역사별로 살펴보면, 동작상태가 가장 양호한 역사는 2005년에 음성유도기를 설치한 구로· 온수역으로 68.0%의 정상 동작률을 보였으며, 방학·도봉·도봉산역이 23.0%로 뒤를 이었다. 반면, 동묘·동대문역과 송내·부평·석계역은 각각 76.0%, 75.0%의 높은 불량률을 보였다.
한편, 이와 관련해 시민교통안정협회 김기복 대표는 "음성유도기를 설치, 운용하는 목적이 시각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역사 대부분의 음성유도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음성유도기의 사후관리마저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음성유도기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