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재고자산 들여다보니…

9월 말 두회사 합계 41조302억 원, 전년 말 대비 61.7%↑…업황부진 사이클하단 극명하게 반영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이 크게 늘었다. 두 회사의 재고자산은 41조 원을 넘는데, 반도체 경기 사이클이 바닥에 위치해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2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말 기준 재고자산(삼성전자는 반도체(DS)부문만 집계)은 41조3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25조3717억 원) 대비 61.7% 늘었다.

반도체 시장은 올해 하반기에 들어 업황이 급격히 악화됐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 IT 수요가 위축된 탓이다. 이에 주요 제품인 D램과 낸드 가격이 급락했고, 수요 감소로 인해 재고 부담이 가중됐다.

SK하이닉스 재고자산은 올해 9월 말 14조6650억 원으로, 전년 말(8조9166억 원) 대비 64.5% 증가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16조4551억 원에서 26조362억 원으로 60.2% 늘었다.

특히 하반기에 들어 증가폭이 더 컸다. 6월 말 21조5080억 원, 11조8787억 원이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고는 3개월 만에 각각 22.6%(4조8572억 원), 23.5%(2조7863억 원) 증가했다.

주요 제품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재고자산이 늘어나면서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실적 전망치도 악화되고 있다.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재고 자산의 가격이 떨어졌을 때, 재고를 떨어진 가격으로 평가함으로써 나타내는 손해를 의미한다.

증권사 전망치를 전망해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이 2059억 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분기(5121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적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796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의 출하 감소와 판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내년 상반기부터 반도체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이뤄지고 반도체 기업들의 감산 효과가 반영되면 긍정적인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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