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금융지주 회장에 관치 금융, 낙하산 논란을 뚫고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대선캠프에 참여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발탁됐다. 이 회장은 취임 후 첫 출근길에서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말로 일련의 논란을 일축했다.
26일 데이터뉴스가 이석준 NH금융지주 신임 회장의 이력을 분석한 결과, 이 회장은 26회 행정고시,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2021년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중앙선거대책위원회 윤석열 후보특별고문을 맡았다.
농협금융지주 지분은 농협중앙회가 100% 가지고 있다. 농협금융은 농협법에 따라 설립돼 각종 정책자금을 관리하는 등 특수성이 있어, 농협금융지주 회장 선임은 정권의 입김이 크게 작용해 왔다. 실제 농협중앙회로부터 신경분리 후 임명된 농협금융지주 역대 회장을 살펴봐도 1대 신춘식 회장과 이 회장 전임이었던 6대 손병환 회장을 제외하곤 모두 관료출신이다.
NH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 회장에 대해 "예산,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 경험을 했다"며, "금융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농협금융의 새로운 10년을 설계할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195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산 동아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중앙대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매사추세츠공과대 MBA 과정을 이수했다.
1983년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명박·박근혜정부 시절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거쳐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을 지냈다. 2016년엔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맡았다. 정통 경제 관료 출신으로 공직 시절 업무 능력이 탁월하고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 ‘브라이트(bright) 관료’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대선 캠프에 참여한 핵심 인사기도 하다. 주요 정책 설계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정책 밑그림을 그려왔다.
이 회장 추천 당시 관치 금융 및 낙하산 인사 논란이 제기됐었다. 지난 2일 서울 중구 농협금융지주 본사 첫 출근길서 이 회사는 “제가 안고 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열심히 해서 (성과 등으로) 보여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면 과제에 대해서는 “금융지주회사가 됐기 때문에 이제 내실을 다지고 실질적으로 진짜 지주의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지주 2022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1123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25.0% 하락했다. 순이익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은행은 6.2% 하락해 1조45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증권업, 캐피탈, 손해보험, 저축은행도 각각 74.9%, 9.9%, 5.1%, 7.9% 감소했다.
이 회장은 2024년 말까지 수장자리를 지키는데, 그 동안 수익성 개선과 은행의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