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채권 수요예측에서도 대형사와 중견건설사간 희비가 갈렸다. 대형 건설사들은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견 건설사들은 고배를 마셨다.
14일 데이터뉴스가 건설사들의 채권 수요 예측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형 건설사들은 최근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 물량을 채웠다.
건설업계는 지난해부터 미분양 증가 등 부동산 경기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부실 우려가 있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에 대한 우려도 어느 때보다 커진 상태다. PF 시장이 얼어붙으면 건설사드의 신규 사업 및 자금 유동성에 타격을 준다.
모집 물량을 가장 많이 채운 건설사는 SK에코플랜트다. 당초 모집금액인 1000억 원의 다섯 배가 넘는 508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환경·에너지기업으로의 전환에 성공하며 긍정적인 결과를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020년 EMC홀딩스(현 환경시설관리)를 시작으로 환경 기업들을 연달아 인수하고 환경사업, 연료전지 등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관련 매출이 본격화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17% 가량이 친환경 사업(환경·에너지)에서 발생했다. 전년 동기(13.2%)와 비교하면 3.8%p 증가했다.
수요 예측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SK에코플랜트는 당초보다 금액을 대폭 늘려 2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1160억 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나머지 840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현대건설과 GS건설도 수요 예측에 성공했다. 두 기업 모두 모집금액을 1500억 원으로 설정했다. 각각 3200억 원, 219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반면 중소 건설사들은 수요 예측에서 고배를 마셨다.
한신공영은 1년물 500억 원의 수요예측에서 5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HL디앤아이한라 역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