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의 상반기 순이익 증가율이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비이자이익과 기업 대출금이 많이 늘었고, 충당금 전입액이 비교적 낮게 상승한 영향이다.
7일 데이터뉴스가 4대 금융지주의 IR자료에 공시된 각 은행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4대 은행의 순이익 합계는 지난해 상반기 6조3380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6조8550억 원으로 8.1%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순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올 상반기 순이익이 1조8390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3736억 원) 대비 33.9% 늘었다.
비이자이익이 1309억 원에서 5740억 원으로 338.5% 상승한 것이 주효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핵심이익은 신탁·퇴직연금·방카슈랑스를 포함한 자산관리 수수료와 여신·외환 관련 수수료 증대로 비이자이익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자이익은 3조5247억 원에서 3조9732억 원으로 12.7% 증가했다.
비용을 제외하지 않은 수수료 수익(비이자수익에 포함되는 항목) 가운데 자산관리(1452억 원→1673억 원), 신탁(910억 원→973억 원), 대출 판매 수수료(34억 원→302억 원)가 증가했다. 각각 15.2%, 6.9%, 788.2% 늘었다. 자산 또는 자본의 판매나 평가 차이로 발생하는 처분 및 평가에 따른 이익도 868억 원에서 2259억 원으로 160.3% 상승했다.
방카슈랑스의 초회 보험료도 3866억 원에서 8883억 원으로 129.8% 늘었다. 올 상반기 일시불이 874억 원, 월납이 143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충당금 전입액은 비교적 2732억 원에서 3245억 원으로 18.8% 증가했다. 4대 은행 중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KB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순이익이 1조8585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7264억 원) 대비 7.7% 증가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정책에 따른 신용손실 충당금 전입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의 성장과 비용절감 노력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신용손실 충당금 전입액은 지난해 6월 말 1948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7682억 원으로 급증했다.
국민은행은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이 각각 8.3%, 8.8% 늘어 4조4402억 원, 5491억 원을 기록했다. 기업원화대출금은 157조 원에서 167조 원으로 6.4% 증가했다. 가계원화대출은 1.8% 하락한 163조 원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순이익이 감소했다. 각각 0.1%, 5.3% 하락해 1조6805억 원, 1조4720억 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자이익은 대출자산 증가 및 은행 NIM 회복, 비이자이익은 유가증권 관련 이익 증가에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인플레이션 요인에 따른 판관비 증가 및 금리 상승 누적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로 순이익이 소폭 줄었다"고 말했다.
이 은행의 이자이익(3조8902억 원→4조1189억 원)과 비이자이익(3313억 원→4200억 원)은 각각 5.9%, 26.8% 증가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3045억 원에서 4636억 원으로 52.3% 늘었다.
6월 말 가계원화대출금은 지난해 133조 원에서 올해 128조 원으로 3.8% 하락했으나, 기업대출은 144조 원에서 155조 원으로 7.6% 상승했다.
우리은행은 비이자이익이 유일하게 감소했다. 4820억 원에서 3820억 원으로 20.7% 줄었다. 이자이익은 3조4810억 원에서 3조7570억 원으로 7.9% 늘었다. 충당금 전입액은 40.1% 상승한 4400억 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4.4%)과 기업대출(+2.5%)은 131조 원, 161조 원으로 집계됐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