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2023년에도 해외수주 선두에 오르며 1위를 굳건히 했다. 이 기업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2일 데이터뉴스가 해외건설협회에 공시된 연도별 해외수주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의 지난해 누적(11월 30일 기준) 해외수주액이 57억7969만 달러로 집계됐다. 집계 대상 309개 기업 중 가장 많은 수주를 따냈다.
삼성물산은 최근 3년 연속 해외수주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2021년 69억6851만 달러, 2022년 53억8176만 달러의 수주를 따내며 2위인 삼성엔지니어링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달렸다.
지난해는 그룹 계열사 일감을 기반으로 수주 확대에 나섰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법인이 발주한 미국 테일러 반도체공장 추가 공사를 확보했다.
이밖에 푸본현대생명으로부터 가오슝시 푸본 아오지디 복합개발공사(삼성물산 지분 약 7500억 원)을 수주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이 해외수주에서 신흥 강자로 떠오르며 삼성물산의 1위 자리를 위협했다.
현대건설은 그간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달성하는 등 국내 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원자재 가격, 인건비 등 비용 상승으로 분양경기가 크게 악화되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해외사업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렸다.
아람코가 발주한 50억 달러 규모의 아미랄 석유화학 콤플렉스 패키지 1(에틸렌 생산시설)과 패키지4(유틸리티 기반시설) 수주 계약이 규모가 가장 큰 공사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 중부 전력청(SEC-COA)이 발주한 1억4500만 달러 규모의 네옴-안부 525kV 초고압 직류송전로 프로젝트도 따냈다. 현대건설은 이 공사에서 207km 송전선로와 450여 개 송전탑을 신설하는 포션1사업을 수행한다.
현대건설이 수주를 빠르게 늘리며 삼성물산과의 격차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9월 말 1억6000만 달러였던 두 기업의 수주 격차는 11월 말 9075만 달러까지 좁혀졌다. 이에 현대건설이 삼성물산을 제치고 해외수주 1위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12월까지 따낸 수주를 종합해보면 삼성물산이 1위 자리를 지킨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이 12월 말 사우디 아푸라 지역에서 가스 플랜트 2단계 확장 공사를 따냈지만, 수주 인식 시점이 2024년 1월로 예정돼있어 2023년 수주 실적에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대건설의 지난해 수주액이 전년(26억9505만 달러)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해 해외 수주액이 50억 달러를 넘겨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51억4290만 달러를 따내 전년(33억9553만 달러) 대비 51.5% 증가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