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정보화 사업 예산에서 상용 소프트웨어(SW)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년 전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정부가 국내 SW산업 발전 등을 이유로 공공부문 상용SW 비중 확대 정책을 펼쳐왔지만, 정부 정책이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데이터뉴스가 SW산업종합정보시스템에 공개된 최근 10년간 공공부문 SW·ICT장비 수요예보 확정치를 분석한 결과, 2023년 전체 구매 예산 6조2239억 원 중 상용SW 구매 예산은 3605억 원으로, 전체의 5.8%로 집계됐다.
이 같은 상용SW 구매 예산은 비중은 10년 전보다 하락한 것이다. 2013년의 경우 전체 구매 예산 3조2912억 원 가운데 상용SW 구매 예산은 2276억 원으로, 전체의 6.9%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 결과, 지난해 공공부문 SW·ICT장비 구매예산은 2013년에 비해 89.1% 증가했다. 분야별 증가율은 상용SW 구매 예산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SW 구축 예산은 2013년 2조2920억 원에서 지난해 4조5406억 원으로 98.1%(2조2486억 원) 증가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ICT장비 구매 예산이 2013년 7706억 원에서 2023년 1조3227억 원으로 71.4%(5521억 원) 증가했다.
이에 비해 상용SW 구매 예산은 2013년 2276억 원에서 2023년 3605억 원으로 58.4%(1329억 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번 조사 결과, 전체 예산에서 상용SW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6.9%에서 지난해 5.8%로 하락한 반면, 같은 SW 구축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9.6%에서 73.0%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상용SW 예산과 SW 구축 예산의 격차가 더 커졌다. 2013년에는 SW 구축 예산이 상용SW 예산의 10.1배였으나 2023년에는 12.6배로 늘어났다.
정부는 국내 SW산업 발전을 위해 공공부문의 상용SW 사용을 확대하는 정책을 꾸준히 펼쳐왔다. 하지만, 전체 사업금액에서 상용SW에 지출되는 금액 비중이 10년 전보다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SW업계에서는 공공부문이 자체개발방식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국산 상용SW 발전 저해는 물론, 소스코드 관리의 어려움, 프리랜서 활용 증가 등으로 정부 공공부문 정보화 시스템의 개발과 안정적인 유지, 개선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