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주말에도 문을 열고 새벽배송까지 가능하게 됐다. 침체된 유통업계에 한 줄기 빛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 22일 대형마트의 공휴일 의무휴업 규제를 폐지해 휴일 대신 평일에 휴업할 수 있게 했다.
정부 발표 이후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주가가 오르면서 실적 기대감이 높아졌다. 지난 29일 이마트의 종가는 8만900원으로, 지난 19일 종가(6만7900원) 대비 19.1% 상승했다. 같은 날 롯데쇼핑의 종가도 7만9400원으로 10일 전보다 15.4% 상승했다.
증권가는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올해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31.9%, 13.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은 전통시장의 매출 증대와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법안으로, 2012년 3월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둘째·넷째주 일요일에 휴업했다.
이후 대형마트의 매출은 의무휴업은 물론 경쟁환경과 소비 패턴의 변화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매출은 2013년 39조1000억 원에서 2022년 34조7739억 원으로 11.1% 하락했다.
전통시장의 활성화 효과도 크지 않았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시장조사기업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생필품 대체 구매처를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에 방문한다는 응답은 11.5%에 그쳤다.
이번 의무휴업 폐지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형마트의 전략 변화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이마트는 최근 서울 강동구 명일점의 매각을 중단했다. 캡스톤자산운용 컨소시엄이 예정된 기한까지 잔금을 납입하지 못해서다. 매각 작업이 중단되면서 명일점의 폐점 여부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부산 중동점과 문현점도 매각을 중단했다.
지난해는 연수점, 킨텍스점 등 전체 점포 133개 가운데 15개점을 재단장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지난해 11월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한동안 중단했던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기존점을 개편하는 리뉴얼 작업도 적극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영업 정지 시간에 온라인 배송도 허용되면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진출에도 관심이 모인다.
당일배송을 위한 물류센터가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있지만, 물류센터를 대신해 각 지역들의 점포를 거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는 물류 인프라 부족 외에도 추가되는 각종 비용만큼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새벽배송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