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대형 수주를 기반으로 해외수주를 대폭 늘렸다.
1일 데이터뉴스가 현대건설의 실적 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신규수주액은 32조49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목표(29조900억 원)를 3조4010억 원(11.7%) 초과 달성했다.
국내 건설사들은 지난해 주택 경기 불황으로 인해 수익성 부진을 겪었다. 현대건설도 국내 도시정비 사업 등에 강점을 보였는데,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붙였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해외에서 대규모 일감을 따내면서 해외 수주액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해외수주는 12조86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7조1382억 원) 대비 80.3% 증가했다. 2020년(10조4904억 원) 이후 3년 만에 10조 원을 넘겼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6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발주한 아미랄 석유화학 콤플렉스 패키지 1(에틸렌 생산시설)과 패키지 4(유틸리티 기반시설)을 수주했다.
이 공사는 50억 달러(약 6조5000억 원) 규모로, 국내 기업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한 역대 최대 사업이다.
이어 8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중부 전력청(SEC-COA)이 발주한 1억4500만 달러 규모의 사우디 네옴-안부 525kV 초고압 직류송전선로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 공사에서 현대건설은 207km 송전선로와 450여 개 송전탑을 신설하는 포션1사업을 수행한다.
현대건설은 해외수주 확대를 기반으로 해외 수주 순위를 끌어올렸다. 해외수주협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삼성물산에 이어 2위를 차지했는데, 두 기업간 차이가 2억 달러까지 줄어들었다. 각각 71억5252만 달러(삼성물산), 69억4155만 달러(현대건설)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해외 사업 선전을 기반으로 매출도 상승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11조8860억 원으로, 전년(8조6430억 원) 대비 37.5% 증가했다. 사우디 자푸라 가스전 1단계, 샤힌 프로젝트 등 국내외 주요 현장 본격화에 영향을 받았다.
현대건설은 올해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수주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대형원전을 포함해 소형모듈원전(SMR) 등 원자력 전반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힘쓸 방침이다.
해외 수주 목표는 보수적인 수준으로 설정했다. 올해 해외수주 목표는 11조8010억 원으로, 전년(12조8680억 원) 대비 8.3% 줄어든 수치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