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제약사들이 지난해 전문의약품을 앞세워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GC녹십자는 빅5 중 나홀로 실적이 하락했다.
1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제약 빅5(유한양행·종근당·한미약품·대웅제약·GC녹십자)의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매출 합계는 8조212억 원으로, 전년(7조5873억 원)보다 5.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22년 4810억 원에서 지난해 6811억 원으로 41.6% 상승했다.
제약 빅5 중 GC녹십자를 제외한 4곳이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문의약품과 기술수출 호조가 역대급 실적으로 이어졌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조8590억 원의 매출을 올려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쓰이는 ‘로수바미브’ 매출이 전년 대비 53.7% 증가한 849억 원을 기록했다.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23.9% 증가),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19.8% 증가) 등도 매출이 신장했다.
종근당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조6694억 원의 매출과 2466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대비 12.2%, 124.4%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것이 주효했다. 1조7000억 원 규모의 수출로 선급금 1061억 원이 실적에 반영됐다.
한미약품이 전년 대비 매출 12.0%, 영업이익 39.6% 증가해 뒤를 이었다. ‘로수젯’, ‘아모잘탄패밀리’ 등 전문의약품이 연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대웅제약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7.4%, 28.0% 증가했다. ‘펙수클루’ 등 전문의약품 매출이 전년 대비 5.7% 상승한 872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에는 중국 CS파마슈티컬즈와 1조3600억 원의 기술수출을 성공했다.
GC녹십자는 제약 빅5 중 유일하게 실적이 떨어졌다. 지난해 전년(1조7113억 원) 대비 4.9% 하락한 1조6266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쳐 업계 2위 자리를 종근당에게 내줬다. 영업이익도 2022년 812억 원에서 지난해 344억 원으로 57.6% 하락했다.
GC녹십자는 실적 하락에 대해 대내외 환경 변화와 코로나19 엔데믹을 이유로 꼽았다.
이 회사는 일반의약품 매출 하락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1237억 원) 대비 35.0% 감소한 1903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당시 급성장한 일반의약품 사업이 엔데믹으로 쪼그라들었다. 또 코로나19 이후 국내 독감 백신 수요가 줄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에 따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수출 부진도 실적을 끌어내렸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