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삼성전자 고문이 지난해 연간 보수로 172억6500만 원을 받았다. 퇴직소득이 100억 원을 넘기며 대기업집단 상장사 임직원(개별 기업 기준)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부회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도 지난해 보수가 100억 원을 넘겼다.
1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337개 대기업집단 상장계열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김기남 삼성전자 고문의 지난해 연간 보수가 172억6500만 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보수 5억 원 이상인 기업별 상위 5명을 대상으로 했다. 개별 기업에서 받은 보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집계했으며, 여러 계열사에 재직 중인 경우 합산하지 않았다.
김 고문의 보수를 보면 퇴직금이 가장 돋보인다. 지난해 퇴직소득이 130억 원에 육박하며 연봉 1위를 차지했다.
대표이사 및 회장으로 재직 중일 당시와 비교하면 상여가 대폭 줄었지만(2021년 67억4500만 원→2022년 37억3500만 원→2023년 16억8000만 원) 조사 대상 중 가장 많은 퇴직소득을 받으며 최고 연봉 자리에 올랐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한파로 인해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김 고문만 유일하게 170억 원에 육박하는 보수를 받은 점도 주목됐다. 삼성전자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1억2000만 원으로 2022년(1억3500만 원) 대비 11.1% 감소했다.
지난해 개인별 보수 상위 5명 중 김 고문 외에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부회장(SK㈜에서 167억8600만 원),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고문(105억5900만 원), 이원진 삼성전자 상담역(86억 원) 등 3명도 모두 퇴직소득을 받았다. 장 부회장도 퇴직소득으로 SK㈜에서 120억 원을 받으며 연간 보수를 크게 늘렸다. 장 부회장은 최근 SK에코플랜트로 자리를 옮겼다.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주식매수선택권행사이익(스톡옵션)으로 94억3200만 원을 받으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남궁 전 대표는 2022년 10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서비스 장애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초부터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의 상근고문으로 활동하다 10월 카카오를 떠난 뒤 인공지능(AI) 기반 콘텐츠 플랫폼 기업 아이즈엔터테인먼트를 세웠다.
기업별로는 김기남 고문을 비롯해 연봉 5위인 이원진 상담역(86억 원), 6위인 진교영 고문(84억8500만 원) 등 3명의 삼성전자 출신이 연봉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모든 상장계열사에서 받은 보수를 합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위로 조사됐다.
신 회장은 지난해 롯데그룹 상장계열사에서 177억1500만 원(롯데지주 64억4900만 원, 롯데케미칼 38억3000만 원, 롯데칠성음료 30억9300만 원, 롯데웰푸드 24억4300만 원, 롯데쇼핑 19억 원)의 보수를 받았다. 비상장사인 롯데물산에서 받은 연봉을 합치면 195억5900만 원로 늘어난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