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카드사들이 현금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금리와 물가 상승에 따른 연체율 증가로 건전성 불안이 이어지면서 현금 확보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하나카드의 현금 및 예치금 규모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2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7개 전업카드사(KB국민·신한·우리·하나·현대·롯데·삼성카드)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해 3월 말 기준 현금 및 예치금은 7조391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6조7060억 원) 대비 10.2% 늘었다.
고금리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신용카드 연체율 증가로 전업카드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업카드사의 채권(카드채권, 할부채권, 리스채권, 기타 대출채권) 기준 연체율은 1.63%로, 전년 말(1.21%) 대비 0.42%p 상승했다.
연체율 상승으로 인해 취약차주의 상환여력이 나빠지면서 전업카드사들의 건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현금 및 예치금 규모를 늘리며 건전성 관리를 꾀하고 있다.
전체 카드사 중 현금 및 예치금 규모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은 하나카드다.
하나카드의 올해 3월 말 현재 현금 및 예치금은 5662억 원으로, 전년 동기(2092억 원) 대비 170.7%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하나카드 관계자는 “트래블로그 외화 잔액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도 현금을 늘렸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3월 말 6684억 원에서 올해 3월 말 1조692억 원으로 60.0% 늘어났다. KB국민카드는 2021년 말 2974억 원, 2022년 말 3338억 원, 2023년 말 4408억 원, 올해 3월 말 4495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7개 전업카드사 중 가장 많은 현금을 확보한 곳은 현대카드다. 올해 3월 말 현재 2조3579억 원의 현금 및 예치금을 확보했다. 전년 동기(2조2660억 원) 대비 4.1% 증가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