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이 AK플라자 살리기에 전방위적 노력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유통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AK플라자가 유독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그룹 차원의 지원책이 가시적인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AK홀딩스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AK플라자의 매출은 2021년 2267억 원, 2022년 2473억 원, 지난해 2476억 원으로 3년간 2000억 원대 초중반에 머물렀다. 특히 당기순손실은 2021년 391억 원, 2022년 517억 원, 2023년 581억 원으로 매년 적자가 늘고 있다.
올해 1~3분기에는 매출 2196억 원과 당기순손실 38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1677억 원, 당기순손실 438억 원)보다 매출은 519억 원 늘었고, 당기순손실은 58억 원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AK플라자가 수원애경역사를 편입한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실적이 하락한 셈이다. 수원애경역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882억 원, 당기순이익 106억 원을 기록했다.
AK플라자의 실적 부진과 관련,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표방한 지역친화형 쇼핑센터(NSC)가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AK플라자는 명품 브랜드에 의존하지 않고 특정 지역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특화형 쇼핑 공간으로 NSC를 내세웠다. 2018년 8월 홍대에 이 같은 콘셉트의 첫 번째 쇼핑몰을 열었고, 이후 기흥, 세종, 성수, 광명 등에 선보였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성장세를 보인 수원점도 신세계 스타필드, 롯데 타임빌라스 등 경쟁 유통사 복합쇼핑몰의 등장으로 녹록치 않은 상황에 처했다.
이에 애경그룹은 유상증자, 자금 대여 등으로 AK플라자 살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AK홀딩스는 지난 19일 AK플라자에 601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그동안 AK홀딩스가 AK플라자에 출자한 금액은 약 2400억 원에 달한다. 또 지난 11월에는 애경산업이 500억 원의 자금을 대여했다.
AK플라자는 1999년 애경그룹이 유통사업 강화를 위해 설립된 회사다. 2007년 삼성플라자 및 삼성몰을 인수해 사업을 확대했다. 현재 백화점 4개점, NSC 쇼핑몰 7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