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미국법인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미 지역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를 넘어서며, 전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1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SK하이닉스의 연결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미국 매출은 전년(15조3902억 원) 대비 172.7% 증가한 41조9611억 원을 기록했다.
미국 매출 비중도 전년(47.0%) 대비 16.3%p 증가해 63.3%로 집계됐다. 미국 법인은 2020년부터 중국을 제치고 지역별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의 매출 격차는 2023년 52.2%에서 지난해 170.1% 수준으로 벌어졌다. 이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출현에 따라 고성능 AI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인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미국 생성형 AI 시장은 2024년부터 연평균 36.3%씩 성장해 2030년 337억8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I 시장 성장을 이끄는 칩셋과 서버 업체들이 미국에 몰려 있어 판매 비중이 커졌다"며, "당분간 이런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 법인의 매출(15조5336억 원)도 전년 대비 53.6% 대폭 상승했다.
중국은 스마트폰 시장이 커 모바일 쪽 고객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다만, 스마트폰 시장은 정체기에 접어들어, 미국 법인 만큼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보이지 않았다.
중국 업체들이 지난해 미국 대중 제재가 강화되기 전 메모리 반도체를 대폭 사들인 것도 매출 상승의 주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범용 레거시 제품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고, HBM은 구형 제품이 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의 유럽 법인(1조4128억 원)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5조3814억 원) 법인 또한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51.2%, 25.2% 증가하며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유럽(비중 2.1%)은 글로벌 반도체 생산은 8%에 불과한 반면, 수요는 미국, 중국 다음으로 높은 20%에 달한다. 이에 따라 유럽 매출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국내(1조9041억 원)는 매출이 전년 대비 6.4% 소폭 감소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국내는 컨슈머용과 일부 모바일 및 PC 시장이 주 수요처인데, 관련 시장이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지 않아 매출이 비슷한 규모로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