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가 ‘LG맨’ 대신 ‘건설맨’ 박상신 대표를 선임한 후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1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DL이앤씨의 잠정 실적을 분석한 결과, DL이앤씨의 2025년 1분기 매출은 4.4% 감소한 1조8082억 원, 영업이익은 33.0% 증가한 81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박상신 대표 취임 이후 수익성이 회복되는 추세다.
DL이앤씨는 2021년 DL그룹에서 분할해 신설됐다. 초기 대표는 모두 LG전자 출신인 마창민, 서영재였다. 두 사람 모두 LG 출신이라는 점에서 건설업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DL이앤씨 분할과 함께 대표이사에 선임된 마창민 전 대표는 LG전자 MC사업본부에서 한국사업 마케팅팀 상무, 글로벌마케팅 전략팀 상무, 미국 법인 전무 등을 지냈다. 2024년 3월까지 3년간 DL이앤씨를 이끌었다.
마 전 대표를 이어 5월 선임된 서영재 전 대표는 LG전자에서 TV·AV·IT사업부, 비즈인큐베이션센터 등 주요 사업부를 거쳤다. 이후 DL이앤씨 대표를 맡았으나, 선임 두 달 만에 사임했다.
DL이앤씨는 LG그룹 출신 경영진이 대표로 재직한 4년간 실적 부진을 겪었다. 매출은 2021년 7조6317억 원에서 지난해 8조3184억 원으로 9.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9573억 원에서 2709억 원으로 71.7% 하락했다.
이에 ‘건설 전문가’ 박상신 대표가 회사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대림산업 대표 시절인 2019년에는 사상 최대인 1조1301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이 같은 현장 중심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의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DL이앤씨의 1분기 원가율은 89.3%로, 지난해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90% 이하를 유지했다. 특히 주택사업 부문의 원가율은 지난해 1분기 93%에서 올해 1분기 90.7%로 2.3%p 낮아져 전사 수익성 회복에 기여했다.
플랜트 부문은 주택 부문과 자회사 DL건설의 매출 감소를 보완하고 있다. 지난해 주택 부문 매출은 4조9481억 원으로, 2023년(5조2569억 원) 대비 5.9% 감소했다. 반면 플랜트 부문 매출은 2조868억 원으로, 전년(1조6194억 원) 대비 28.8% 증가했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00.4%였으며, 올해 1분기 말 기준 102.8%로 소폭 상승했으나 국내 건설사 중에서도 매우 안정적인 수준이다.
성수아 기자 sa358@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