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서 대 중국 제재를 강화하는 형태로 수정할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포스코퓨처엠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기차 배터리용 흑연계 음극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5일 데이터뉴스가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의 '<2025.1H> LIB 4대 소재 SCM분석 및 중장기 시장전망'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4년 전세계 음극재 제조사 순위(출하량 기준)에서 중국 업체를 제외하면 포스코퓨처엠이 1위를 차지했다.
음극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로, 98%가 흑연으로 만들어진다. 현재 중국은 흑연 공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막대한 보조금으로 배터리 관련 업체들을 지원하고 있어, 중국 음극재 업체는 포스코퓨처엠보다 30~40%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중국의 흑연을 대체하기 어려워 미국은 기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서 중국과 같은 외국우려기업(FEOC)이 제조한 음극재가 들어간 배터리에 보조금(AMPC)을 지급하지 않는 법안을 2년 유예해 2027년 1월부터 적용하기로 한 바 있다. 이로인해 매출 비중이 4.6%(1분기 기준, 392억 원)인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사업은 적자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 법안이 대중 제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정될 조짐으로, 비중국산 음극재 1위인 포스코퓨처엠이 수혜를 입을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2일 미국 공화당이 발의한 IRA 수정 법안(일명 메가법안)이 가결처리돼 상원으로 넘어갔다. 최종 결정은 7월에 나올 예정이다. 특히 FEOC 규제가 강화됐는데, FEOC 국가 정부 관련 지분이 25% 이상인 업체로부터 부품과 광물을 공급받을 경우 AMPC를 받을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정 법안에서 FEOC를 기반으로 한 중국 공급망 규제가 강화됐는데, 세 가지로 나뉘는 규제 중 가장 빠른 것은 내년 1월부터 효력을 발휘한다"며, "이미 양극재는 올해부터 FEOC가 발효돼 비중국산만 써야하는데, 이제 음극재, 전해질 등 다른 소재도 중국에서 벗어난 공급망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AMPC가 없으면 사실상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AMPC 수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로인해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탑재율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22일 세계 5위 중국 음극재 업체인 후저우카이진에 대해 712%에 달하는 고율의 상계관세(CVD)를 부과하기로 예비결정을 내리는 등 중국 음극재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된 것도 긍정적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음극재용 구형흑연 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흑연 음극재는 흑연 광물을 구형화한 후 음극재로 만들어지는데, 중간 과정의 구형흑연은 99%가 중국 업체가 독점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이 구형흑연 공장을 2027년 중 가동하게 되면 완전한 음극재 공급망 독립이 이뤄진다. 이때 흑연 광물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023년 5월과 2024년 9월, 호주 광업기업 블랙록마이닝(Black Rock Mining)의 자회사 탄자니아 파루 그라파이트(FARU Graphite)와 25년 장기 공급을 받기로 한 천연흑연을 사용할 계획이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