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조 SAF 시장 잡아라"…정유업계, 하늘 위 전쟁

HD현대오일뱅크, 대한항공 일본 국제선에 공급…SK에너지, 국내 최초 홍콩·유럽에 수출

[취재]105조 SAF 시장 잡아라…정유사들의 하늘 위 전쟁
세계 각국이 지속가능항공유(SAF) 의무 혼합 비율을 강화하는 가운데, 국내 4대 정유사가 공급 계약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14일 데이터뉴스가 취재를 종합한 결과, HD현대오일뱅크·SK이노베이션(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은 SAF 생산·공급을 확대하며 시장 주도권 경쟁에 나서고 있다.

SAF는 폐식용유, 동식물성 기름, 바이오매스 등을 원료로 만든 친환경 항공 연료다. 기존 항공유와 성능은 같지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최대 80%까지 감축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이 단계적으로 SAF 의무 사용 비중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SAF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에 따르면, 전세계 SAF 시장은 2024년 17억 달러(약 2조3817억 원)에서 2034년 약 746억 달러(약 104조5019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EU)은 SAF 혼합 비율을 현재 2% 수준에서 2030년 6%, 2050년 70%로 올릴 예정이다. 미국은 2050년까지 항공유 전량을 SAF로 대체할 계획이고, 일본, 캐나다 역시 2030년까지 혼합비율 10%를 목표하고 있다. 

한국도 SAF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 지원을 늘리는 한편, 2027년부터 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에 SAF 혼합의무화 제도를 시행한다. 초기 혼합 비율은 1%로, 2023년 3~5%, 2035년 7~10%다. 

국내 정유사들은 SAF 시장 확대에 발맞춰 다양한 공급 실적을 확보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22일 대한한공과 인천-고베 노선에 SAF를 2026년 말까지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6월에는 국내 정유사 최초로 일본에 SAF를 공급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에너지는 지난 3월 국내 정유사 중 최초로 홍콩에 SAF 공급계약을 따냈다. 지난해 11월부터 공급하고 있었는데, 3월에 2027년까지 2만 톤 이상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월에는 국내 정유사 중 최초로 유럽에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9월 국내 정유사중에서 최초로 CORSIA 인증 SAF를 일본에 상업적 규모로 첫 수출했다. 항공사가 CORISA 인증 SAF를 사용하면 공식적으로 탄소 감축을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이 회사는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최초로 팜폐수 증발 농축 처리시설 도입했다. 여기서 얻은 팜폐수를 재활용해 SAF 원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9월 티웨이항공의 일본노선 상용 운항에 필요한 SAF를 공급했다. 또한 같은해 10월 폐식용유 온라인 수거 플랫폼업체인 올수에서 SAF 원료가 될 120톤의 폐식용유를 공급받기로 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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