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대출 내주고 떼인 돈 상반기만에 2.4조

7개 전업카드사 대손상각비 전년 대비 모두 늘어…신한카드, 증가율·규모 모두 최대

[취재] 카드사 대출 내주고 떼인 돈 상반기만에 2.4조

카드사의 대손상각비 규모가 2조4000억 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카드사들의 대손상각비가 일제히 증가, 관련 손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전업카드사 7곳의 반기보고서를 합산한 결과, 올해 6월 말 대손상각비 합계는 2조44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조2134억 원) 대비 10.6% 증가했다.

대손상각비는 회수 불가능한 매출채권 등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항목이다. 카드사에서는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 상품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을 상각해 손실 처리한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본업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 강화를 위해 비용 감축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고금리로 차주 상환능력이 약화되며 부실채권이 증가했고, 이로 인해 대손상각비가 증가했다.

대손상각이 증가한 것은 돌려받지 못할 채권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카드사들이 대손상각을 진행할 경우 손실로 처리되기 때문에 수익성에 부담을 주게 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업카드사 8곳의 순이익은 1조22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3% 줄었다.

카드사들의 대손상각비는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2조7702억 원이던 대손상각비는 2023년 4조1661억 원, 2024년 4조4224억 원으로 4조 원을 넘겼다.

카드론 잔액 증가 역시 대손상각비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카드사들이 본업 부진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카드론을 택했고, 이로 인해 올해 2월에는 카드론 잔액이 42조9888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전업카드사들의 대손상각비는 올해 들어서도 일제히 증가세를 보였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의 대손상각비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6월 말 기준으로 2024년 4357억 원에서 2025년 5097억 원으로 17.0% 증가했다. 전업카드사 7곳 중 유일하게 대손상각비가 5000억 원을 넘기며 규모 역시 가장 컸다.

롯데카드와 국민카드가 4000억 원을 넘기며 그 뒤를 이었다. 4310억 원, 4189억 원으로 전년 동기(3758억 원, 4184억 원) 대비 14.4%, 0.1%씩 증가했다.

지난해 감소세를 보였던 삼성카드와 하나카드도 올해 들어서 다시 대손상각비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6월 말 3585억 원, 1761억 원으로 2024년 같은 기간(3161억 원, 1741억 원) 대비 13.4%, 1.1%씩 확대됐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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