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정유 적자에도 4분기 반등…1분기 마진 개선 지속

올해 국내 복합정제마진, 8.3달러로 견조 전망…OPEC+ 증산 재개·베네수엘라 원유 유입 가능성은 불확실성

[취재] 에쓰오일, 정유 적자에도 4분기 반등…1분기 마진 개선 지속
에쓰오일이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의 동반 부진 여파로 지난해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위축됐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제마진이 반등하면서 정유 부문을 중심으로 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10일 데이터뉴스가 에쓰오일의 실적발표를 분석한 결과, 2025년 매출은 34조2470억 원으로 전년(36조6370억 원) 대비 6.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1.7% 줄어든 2882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0.8%에 그쳤다.

에쓰오일은 매출의 약 80% 수준이 정유 부문에서 발생해 정제마진 흐름에 따라 실적 변동 폭이 큰 구조다. 2022년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글로벌 정제마진이 급등하면서 매출이 42조4460억 원, 영업이익이 3조4052억 원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이후 정제마진이 정상화되면서 수익성은 둔화됐다. 정유 부문 영업이익은 2022년 2조3443억 원에서 2023년 3535억 원으로 감소한 뒤 2024년 -2734억 원, 2025년 -1571억 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석유화학 부문 역시 글로벌 공급 과잉 영향으로 2025년 1368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됐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정유 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성 회복 조짐이 나타났다. 에쓰오일은 2025년 3분기 영업이익 1155억 원으로 흑자 전환한 데 이어, 난방유 성수기였던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2253억 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러시아 정제시설 가동 차질이 정제마진 상승으로 이어진 영향이 컸다. 에쓰오일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러시아 정제설비는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2025년 11월 CDU 기준 약 50만 배럴/일, 2025년 12월 약 30만 배럴/일 이상이 가동 차질을 빚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 해상 유전 시설과 석유 수출 터미널도 공격 대상이 되며 공급 차질이 발생했고, 유럽과 미국의 러시아 원유 제재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두바이 원유가 대비 제품가 스프레드는 전 분기 대비 크게 확대됐다. 휘발유는 배럴당 5.0달러 오른 13.4달러, 등유·항공유는 8.5달러 상승한 24.6달러, 경유는 5.7달러 증가한 24.4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러시아 설비 가동 차질이 이어지는 가운데 베네수엘라와 이란 관련 지정학적 변수로 정제마진이 다시 반등하고 있다. 중국 소규모 정제시설들이 그동안 저렴한 베네수엘라·이란산 원유를 조달해 왔지만,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져 아시아 정제마진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정제마진은 지난해 11월 중순 배럴당 20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연말에는 11달러 수준까지 내려왔으나, 올해 1월 들어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다시 반등 흐름으로 전환됐다. NH투자증권은 2026년 누적 평균 배럴당 국내 복합정제마진은 8.3달러, 2026년 연평균으로도 과거 평균치(2010~2021년 5.6달러)를 상회하는 견조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 측면에서는 미국 정제설비 폐쇄도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에쓰오일은 컨퍼런스콜에서 필립스66의 LA 리파이너리(16만 배럴/일)가 2025년 10월부터 단계적 셧다운에 들어가 12월 말 완전 폐쇄됐고, 발레로 리파이너리(15만 배럴/일)도 2026년 2월부터 단계적 셧다운을 시작해 4월 중 대부분 설비가 폐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6년 세계 정유 수요는 109만 배럴/일로 순증설 분량 79만 배럴/일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산유국 협의체(OPEC+)가 오는 3월까지 석유 증산을 중단한 가운데, 4월 이후 증산 재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더불어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원유 통제권을 확보하면서 저렴한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시장에 유입될 경우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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