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콥정보통신의 글로벌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신익수 스마트글로벌사업부장은 해외 사업 성공 요인으로 ‘기술적 무결성’과 함께 ‘집요한 현지화’를 꼽았다. / 사진=스콥정보통신
“글로벌 시장에서 ‘K-시큐리티’가 살아남는 법은 간단합니다.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되 비즈니스는 철저히 그들의 언어와 문화, 업무 방식에 맞추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석권한 비결입니다.”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 특히 보안 기업에게 해외시장의 벽은 여전히 높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는 물론, 현지 네트워크 환경의 특수성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난관을 뚫고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는 기업이 있다. 네트워크 제어 솔루션 전문기업 스콥정보통신이 그 주인공이다.
1999년 설립한 스콥정보통신은 오랜 기간 축적한 IP자원관리(IPAM) 및 네트워크 접근제어(NAC) 전문성을 기반으로 30여 개 국가에 ‘아이피스캔(IPScan)’ 제품군을 수출하고 있다. 2003년 태국에 처음 수출한 이래 빠르게 진출 국가를 늘리면서 2012년 누적 수출 1000만 달러 달성, 2017년 2000만 달러 달성 등 해외 시장을 넓혀 왔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24년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지정된 스콥정보통신은 현재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IP 관리 및 네트워크 접근제어 솔루션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스콥정보통신의 글로벌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신익수 스마트글로벌사업부장은 해외 사업 성공 요인으로 ‘기술적 무결성’과 함께 ‘집요한 현지화’를 꼽았다.
그는 “많은 기업이 해외 진출 시 범용 제품을 그대로 가져가지만, 우리는 각 국가의 네트워크 환경과 IT 관리자의 업무 습관까지 분석해 제품에 반영한다”며 “오랜 기간 성능과 안정성을 증명해 왔기 때문에 고객들의 신뢰가 누적됐고, 이것이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신 사업부장은 특히 ‘파트너 퍼스트(Partner First)’ 정책을 강조했다. 무리한 직판 대신 현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유력 파트너사와 끈끈한 ‘운명 공동체’ 관계를 맺는데 중점을 둔 것이 해외시장에서 꾸준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콥정보통신의 최대 수출 거점은 일본이다.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일본 시장에서 롱런하는 비결은 디테일이 꼽힌다.
신 사업부장은 “일본 고객은 기능의 화려함보다 ‘디테일한 완성도’를 중시한다. 일본의 한 대형 제조사가 경쟁사들도 포기할 정도로 까다로운 커스터마이징 요구를 했는데, 우리는 오히려 이를 기회로 보고 밤낮없이 개발해 기한 내에 완벽하게 구현했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스콥정보통신은 약속을 지키는 기술 기업’이라는 인식이 일본 파트너사들 사이에 퍼졌고, 공공기관과 대기업 레퍼런스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트러스트 포인트(Trust Point)’가 됐다”고 말했다.
스콥정보통신은 최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성과가 커지고 있다. 이 지역은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IT 인프라가 팽창하고 있지만, 아직 체계적인 네트워크 관리 시스템이 부족하다.
신 사업부장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제조 기반이 강한 국가를 타깃으로 가성비와 운영 효율성을 앞세웠고, 복잡한 기능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비인가 단말을 찾아내고 차단하는 핵심 기능에 집중해 합리적인 비용으로 즉각적인 보안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제안한 전략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신익수 스마트글로벌사업부장은 “올해 압도적인 성능과 글로벌 인증이라는 무기를 바탕으로 중동과 중남미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사진=스콥정보통신
스콥정보통신의 아이피스캔 제품군은 글로벌 거대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 스콥정보통신은 칠레 BCI은행 프로젝트에서 글로벌 보안 벤더 시스코, 포어스카우트 등과의 경쟁을 뚫고 수주에 성공해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글로벌 벤더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한 것이 성과를 올린 비결이다.
신 사업부장은 “글로벌 벤더의 솔루션은 도입 비용이 높고 운영을 위해 높은 수준의 전문 엔지니어가 필요한 반면, 우리는 ‘레이어(Layer) 2(데이터링크 계층) 단의 정밀한 제어’에 특화돼 고가의 스위치 장비 교체 없이도 우리 센서(Probe)만 설치하면 네트워크 말단에 어떤 기기가 접속했는지 100% 식별하고 제어할 수 있다”며 “무겁고 비싼 솔루션 대신, 가볍지만 강력한 ‘엣지(Edge) 단의 가시성’을 제공하는 점이 글로벌 공룡 기업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무기”라고 설명했다.
스콥정보통신은 최근 원박스(One-box) 어플라이언스 제품이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새로운 효자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특히 면적이 넓은 국가나 도서 지역은 IT 전문인력이 상주하기 어려워 SW 설치와 세팅이 복잡하면 도입이 불가능하다. 아이피스캔은 하드웨어(HW)와 SW가 통합된 일체형 장비로, 복잡한 설정 없이 전원과 랜선만 연결하면 바로 운영할 수 있다. 구축과 운영이 간편해 전담 인력 없이도 관리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어 기존 보안 장비의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신 사업부장은 ”유지보수 인력이 부족한 해외 지사나 공장에서도 ‘제로 터치(Zero-touch)’에 가까운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수출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다”고 말했다.
스콥정보통신은 최근 국내에서 홈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아이피스캔 홈가드(IPScan HomeGuard)’가 각광받고 있다. 홈네트워크 보안 위협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해외 성공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신 사업부장은 “고급 아파트 건설 붐이 일고 있는 베트남과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한창인 중동(사우디아라비아, UAE)을 1차 타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베트남은 한국 건설사 진출이 활발해 한국형 홈네트워크 보안에 대한 수용도가 높다. 한국의 ‘세대 간 망분리’ 성공 모델을 현지 고급 주거 단지에 적용해 ‘프리미엄 보안 아파트’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콥정보통신은 글로벌 보안 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한 비장의 카드로 올해 선보일 ‘차세대 고성능 HW 라인업’을 꼽고 있다. HW 스펙을 대폭 상향해 글로벌 리딩 보안 기업들과의 기술 경쟁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할 강력한 성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시장 진출의 핵심 관문인 국가별 필수 규격 인증도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현재 북미 NRTL, 일본 VCCI, 미국 FCC, 유럽 CE 등 주요 국가에서 요구하는 필수 인증 절차가 마무리 단계다.
신 사업부장은 “올해 압도적인 성능과 글로벌 인증이라는 무기를 바탕으로 중동과 중남미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며 “철저한 준비를 마친 신제품 라인업을 앞세워 2026년을 아시아를 넘어 진정한 글로벌 보안 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