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뉴스가 추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생성한 그래픽.
이재명 정부의 차관급 이상 주요 기관장 62명 가운데 호남 출신이 21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남권(부산·경남+대구·경북) 출신 14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호남 출신 기관장은 특히, 충남·충북·대전·세종을 합친 숫자(8명)보다 두 배 이상 많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홀대론’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데이터뉴스가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총리, 대통령실 주요 직위, 각 부처 장관 및 차관급 이상의 처장·청장 등 주요 직책자 62명에 대한 출신지역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 대상이 된 전체 62개 직위 중 호남 출신은 21명(34%)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영남권 14명(23%), 수도권(서울·경기·인천) 11명(18%), 충청권 8명(13%), 강원·제주 등 기타 6명(10%)이 이었다.
장관중 경기, 인천, 충청은 1명씩에 불과
집계를 보면, 전남·전북 출신은 영남 전체(경남+경북)보다도 7명 더 많았다. 대구·경북(TK) 출신은 4명, 부산·경남(PK) 출신은 10명에 머물렀다.
대통령실 핵심 라인만 봐도 호남 편중은 뚜렷하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전남 장흥)과 황인권 대통령경호처장(전남 보성)이 나란히 전남 출신이다.
이재명 대통령 자신은 경북 안동 출신이나, 정치적 기반을 경기도 성남에서 쌓아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TK 출신으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호남 출신 21명을 세부적으로 보면, 전북 출신이 11명(교육부·외교부·통일부·국방부·국토부 장관, 공정위·권익위원장, 우주항공청장·방위사업청장·소방청장 등), 전남 출신이 10명(기획예산처장관·산업부 장관·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지식재산처장·개인정보보호위원장·재외동포청장·국가안보실장·경호처장·국가유산청장·산림청장 등)이었다.
출신 지역을 기준으로 보면, 인선 과정에서도 호남 출신의 약진이 눈에 띈다는 평가가 이미 정치권에서 제기된 바 있다. 특히 충청권 홀대론이 정치권 안팎에서 공개적으로 분출되고 있다.
특히, 19개 정부부처 장관을 보면 호남 출신 8, 서울 3, PK 3, TK 2, 인천 경기 1, 충청 1, 강원 1, 제주 0으로 절반 가까이 호남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 인천, 경기와 충청의 경우 각각 1명에 그쳤고, 제주는 아예 없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충남 아산),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충남 논산) 등 일부 핵심 인사가 있으나, 전체 숫자와 영향력 면에서는 호남권에 크게 밀린다는 평가다. 세종시와 대전을 기반으로 한 관가 안팎에서도 “충청 대망론을 내세웠던 민주당이 정작 집권 이후엔 충청을 변방 취급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앞서 균형발전 지방분권 충북본부는 지난해 성명을 내고 “현 정부가 충북과 지방을 홀대하는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고 비판했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첫 국무회의에서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신속히 준비하라고 지시하면서, 행정수도 완성을 기원했던 충청권 지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 힘 한 관계자는 “전체 인구 비례로 보면 호남 인구는 전국의 약 10%에 불과한데, 핵심 각료의 34%를 차지한다는 것은 노골적인 지역 편향”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주요 실장 인선 과정에서도 호남 인사들이 중용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여권과 일부 전문가들은 “능력 중심 인사”라는 반론을 편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기본 신념이 업무능력을 우선하는 실용주의이기 때문에 지역·학연·혈연을 따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치로 드러난 지역별 불균형은 이 같은 해명으로 덮기 어렵다는 지적이 여전히 우세하다.
충청권(충남·충북·대전·세종)은 전체 인구 약 560만 명으로 호남(전남·전북 합산 약 330만 명)보다 인구가 훨씬 많음에도 각료 수는 8명으로 21명인 호남에 크게 뒤진다. 인구 대비 각료 비율로는 충청이 호남의 22% 수준에 불과하다는 계산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누적된 지역 편중인사 논란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오창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