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보다 인건비 등 생산비용과 시장규모에서는 뒤지지만 인력환경, 금융환경, 지적재산권 환경, 기술 및 R&D 환경, 비자 및 출입국환경, 통신환경 등의 경영 및 생활 인프라 측면에서는 중국보다 훨씬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KOTRA의 외국인투자유치 전담조직인 Invest KOREA는 한국과 중국의 투자환경을 비교하기 위해 양국 주요 생활권을 각각 3곳씩 선정하여 한국어, 영어, 일본어 등 3개국어로 ‘한국.중국 투자환경 비교조사’ 자료를 발간하였다. 면적은 96배나, 인구는 25배나 차이가 나는 한국과 중국을 단순하게 일괄 비교할 수는 없기 때문에 조사대상 지역으로는 외국인 직접투자의 집중도, 외국인 거주자 수 및 국가경제에서의 중요성 등을 반영하여 한국은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중부권(충남, 충북, 대전) 및 영남권(경남, 경북, 부산, 대구)이, 중국은 베이징, 상하이 및 광저우가 선정되었다.
조사 분야에는 인력 및 노무환경, 금융환경, 조세환경, 물류환경, 산업입지 및 공공요금, 지적재산권 환경, 기술 및 R&D 환경 등 7개 경영환경 항목과 교육환경, 교통환경, 의료환경, 주거환경, 비자 및 출입국 환경, 통신환경 등 6개의 생활환경 항목이 포함되었다.
'인력환경'에서 한국은 교육수준과 인력의 질에서 큰 우위를 보였다.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81%로 세계적 수준인 반면, 중국의 대학 진학률은 5% 수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되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국가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간 관리자의 국제 경험도에서도 한국은 18위를 차지한 반면, 중국은 59위를 차지하여 다국적 기업에서 일할 실무능력 및 언어능력을 갖추고 있는 중간 관리자급 인재가 중국이 한국에 비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환경'에서 중국은 비현금 거래시 대금회수 지연 및 불능 문제가 심각하며 온라인 전산망 등 금융 인프라의 미비로 타은행간 또는 타지역간 자금 이체시에 불편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대금회수 기일이 짧아지는 추세이며 현금결제 비중이 확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선진적인 온라인망 등 금융 인프라를 보유하였으며 인터넷 뱅킹, 폰뱅킹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지적재산권 환경'에서는 세계 복제품의 70%가 중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중국에서의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2005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134개 조사기업의 절반에 달하는 68개 업체가 복제품의 피해를 보았다고 응답했을 정도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는 2005년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감시등급이 우선감시 대상국에서 감시 대상국으로 하향되는 등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인식이 급속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어 문헌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국제특허출원 심사 사전조사 문헌으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특허의 양과 질이 세계 최상위권 수준에 이르고 있다.
'기술 및 R&D 환경'에서는 IMD 기술 인프라 경쟁력에서 한국은 2위에, 중국은 38위에 올라 양국간 격차가 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 인력의 특허 생산성에서도 한국은 연구 인력 100명당 특허 250개를 생산하여 세계 2위로 나타난 반면, 중국은 9.8개를 생산하여 세계 40위에 머물렀다. 또한, 메모리 반도체, LCD 패널, 휴대폰, 디지털 TV 등에서 한국의 기술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자 및 출입국 환경'에서는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가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출입국 절차의 편리성에서 한국은 23개국중 2위로, 중국은 22위로 나타났다. 한국은 출입국시 외국인 투자가 전용 심사 창구가 별도로 있으며 50만달러 이상 투자시에는 그린카드 발급이 가능하며 200만달러 이상 투자시에는 영주자격이 부여된다.
'통신환경'에서 한국은 세계 1위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을 자랑하는 반면, 중국은 37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 인터넷에서도 한국은 2005년 5월 기준 전 세계 핫스팟의 약 3분의 1인 16,000여개의 핫스팟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성 DMB폰 및 Wibro 등의 세계 최초 상용화 또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Invest KOREA의 황규준 투자환경개선팀장은 "전체 시장규모나 생산비용 등 경제적인 요인은 단기간의 노력으로 개선될 수 없으므로 사회 인프라적인 경영환경 또는 생활환경 개선에 주력하여 중국 등 경쟁국과 비교하여 우리가 우위에 있는 측면을 강조함으로써 외국인 투자가들을 설득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Invest KOREA는 금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부족한 분야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는 한 편, 인력의 질, 지적재산권, 금융 및 통신 환경 등과 같이 경쟁력이 있는 분야의 외국인 투자가들에 대한 설득과 홍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