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시대 대전대학 국제교류 특성화 사례

세계화의 물결이 사회 각 영역에 몰아친 지 10여년이 지났다. 대학도 예외는 아니어서 많은 대학들이 오래전부터 국제화내지는 세계화를 중요한 생존전략으로 삼고 많은 물적·인적·사회적 자본을 동원하여 외국대학과의 국제협력체계를 구축하여왔다.

그동안 우리나라 대학들이 활용한 국제협력 방식의 체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교류방식은 외국대학과의 자매결연을 통한 학생 및 교수교류, 학점의 상호인정과 약간의 공동연구사업으로 전통적인 교류방식 형태를 띠고 있다. 두 번째는 교육인적자원부가 2001년 7월 발표한 외국인 유학생을 국내 대학으로 적극 유치함으로써 우리 대학의 세계화 및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확대 종합 방안과 관련된 방식이다. 지방대학의 경우 최근 겪고 있는 학생모집의 어려움에 따른 재정확보를 위한 중요한 전략으로 외국인 유학생유치를 위한 사업들이 전 대학으로 확산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졸속적인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노력은 그 차별성을 찾아보기 힘들고, 대다수의 경우 중국권에 국한하여 학생모집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나마 유학생 중 상당수가 원래의 학업 외의 목적을 갖고 유학의 길을 택함으로써 법률적·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난 20여 년간 국제화 부문에서 질적인 교류를 착실히 수행해온 전통과 노하우를 토대로 하여 경제블록 ASEAN 소속 국가들의 우수한 인적 자원을 유치함으로써 대학의 국제화에 공헌하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한 모범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대전대학교의 한 가지 국제교류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대전대학교(총장 임용철)는 국내 대학 중에서 유일하게 ASEAN 산하 10개국의 학생들을 ASEAN 사무국과 외교통상부의 지원을 통해 교육시키는 아세안국가와 한국간의 학생교환프로그램'(International College Student Exchange Program between Korea and ASEAN Nations)을 시행하고 있다. 2002년도 8월부터 시행된 이 프로그램은 첫해에는 싱가포르 등 동남아 10개국에서 각각 1명씩을 1년 간 초청하였고, 2003년도부터는 아세안사무국 산하 아세안 대학사무국(ASEAN University Secretariat) 소속 전체 회원대학교에서 선발된 17명으로 확대되었으며 현재 4년차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지금까지 대전대학교에서 주관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세안 학생 수는 4년 동안 67명에 달한다.

이 프로그램의 재원은 한국정부와 ASEAN간에 조성된 한-아세안 협력기금인ASEAN-ROK Future Oriented Cooperation Projects Fund (FOCPF)의 지원을 받아 이뤄지는 첫 대형 대학교류 사업이다. 그동안 아세안과의 교류형태가 종전에는 교수교류나 1회성 단기 연수에 그쳤던 것에 비해 장기적인 유학생 교류는 처음이어서 학술적인 의미 못지않게 외교적인 의미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프로그램의 참여자는 우선 아세안 소속 10개국 중 각 국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 중에 선발되며, 대전대학교에서 아세안학생들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된 경제, 경영, 무역, 행정 분야의 강의를 영어로 수강하게 한다. 또한 한국어 및 한국문화에 대한 강좌를 개설하여 아세안학생들의 한국어실력과 문화의 이해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세안학생들은 의무적으로 주당 21시간의 강의를 선택하도록 되어있다. 모든 강의는 이 프로그램을 위해 특별히 선정된 대전대학교 교수들에 의해 영어로 진행되고 있으며, 대전대학교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학습의 장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이들 학생들은 교내 학생들과의 버디 프로그램, 대덕밸리의 벤처기업 및 대덕연구단지에서 제공하는 방학 중 인턴십 프로그램, 학기 중 격주로 산업 및 주요 시설을 견학할 수 있는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아세안 학생들은 여러 방면에서 우수함을 입증해왔는데 올해 초청된 학생들의 활동만 살펴봐도 그들이 얼마나 우수한 학생들인지를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 국립대학에서 초청된 여학생인 티아(Tia)는 원자력국제협력연구원에서 금년 여름방학 때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면서 인도네시아의 원자력개발관련 연구를 함께 수행하였고 이 연구결과가 중앙일보 영자신문인 중앙Daily에 'Korea can help Indonesia go nuclear'라는 제목으로 실리기도 하였다. 또한 필리핀국립대학에서 초청된 남학생인 리 가노(Lee Gano)는 서울시에서 주최한 제10회 서울이야기 수필대회에 공모하여 1등을 수상하는 등 동남아국가 학생들이 대전대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이 프로그램의 성과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국제외교의 추세는 연합의 형태를 띠는 것이 추세이며 이미 유럽연합(EU)과 동남아시아연합(ASEAN)의 외교적인 영향력은 점차로 강해지고 있으며 거대한 경제조직으로도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잠재력이 과소평가되었고 선진강대국에 비해 전문가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대전대학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하여 미래의 아세안 지도자들에게 한국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제고시키고 호감을 갖도록 하여 가까운 미래에 국제적으로 거대한 영향력을 끼칠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내부에 지한파를 양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규모나 교류역사와 성과에 못 미치는 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동남아시아 전문가의 숫자이다. 따라서 대전대학교는 우수한 동남아시아 학생들의 유치를 통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여러 방면에서 이들 국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교내 학생들은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들 국가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한 대전대학교에서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세안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육성함과 동시에 ASEAN 국가들에 특화된 대학으로 발전시키려는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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